경제·금융

새로운 건설산업 반세기/박주탁 수산중공업 회장(로터리)

우리 기술로 북한에 제공하는 경수로 건설공사가 지루한 협상 끝에 지난 19일 북한 신포지구에서 드디어 공사에 들어갔다. 이번 공사는 특히 한반도의 장래와 관련해 역사적 의미를 갖는 행사로 동토의 땅인 북한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는 또 한국의 건설산업이 지난 50년 전쟁의 폐허 속에서 분연히 일어나 재건의 삽을 들고 국가근대화의 역할을 다해왔고 이번 사업참여를 계기로 한반도의 안정과 북한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는 역사적인 첫발을 내디뎠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한국의 건설산업은 건국 초기 경제적 공백기에 태동해 국가발전의 기반이 되는 사회간접자본을 구축하는데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해왔다. 조국 근대화의 중추산업인 첨단공단 개발에서부터 경부고속철도, 인천신공항 건설 등 국가산업의 기반시설을 구축해왔다. 이와함께 국민생활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주거복지·환경개선에 이르기까지 건설산업이 국가발전에 기여한 공로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특히 해외건설에 있어서 건설산업의 역할은 그야말로 크다. 지난 74년 열사의 중동진출을 계기로 중동붐을 타고 많은 외화를 벌어들였다. 또 많은 노동력을 흡수하여 어려웠던 우리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등 10여년간 비약적인 양적 팽창을 거듭해 한때 세계2위의 해외건설 수주국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지난 건설산업 반세기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영광과 불명예가 점철된 세월이었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성수대교 붕괴, 삼풍참사 등 건설산업이 부실시공과 대형참사의 원흉으로 지목돼 국민의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했다. 이는 또 건설업체의 대량 부도사태로 이어져 국민들의 시선은 더욱 냉랭해지기도 했다. 때문에 국내건설산업은 이번 북한 경수로 건설공사를 21세기로 향하는 세기적 전환기에서 새로운 발전좌표를 설정하는 하나의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 새로운 한국건설의 50년을 준비하는 시점에서 좀더 넓고 멀리 내다보는 안목을 갖추고 에너지가 부족한 북한지역에 역사에 길이 남을 발전소를 지어 통일한국에 대비한다는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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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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