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블루맨 그룹… 배우·관객 '즐거운 난장'

퍼포먼스… 연주… 코미디… 22일까지 세종문화회관서 공연


막이 올라도 5분 동안 블루맨은 등장하지 않는다. 공연 중 주의 사항과 관객에 대한 주문이 지속적으로 자막을 통해 전달된다. 다소 늘어지는 도입부를 제외하면 공연은 신나게 흘러간다. 블루맨 3명은 PVC를 이용해 만든 악기 튜불럼(Tubulum)을 가볍게 두드린 뒤, 무대 위 대형화면과 연결된 내시경으로 짓궂은 장난을 시작한다. 객석으로 내려가 한 관객의 뱃속까지 공개하는 뻔뻔한 행동을 하더니 급기야 자신들이 사고 싶은 ‘록콘서트 완전정복’ CD를 관객의 신용카드로 결제해 버린다. ‘개그는 개그일 뿐 기분 나빠하지 말자.’ 짓궂은 설정이 많은 블루맨 그룹 공연에 통하는 철칙이다. ‘록콘서트 완정정복’ CD가 배달되면 본격적으로 놀이가 시작된다. 1번 머리 끄덕이기, 2번 한 손 주먹쥐고 펌프질하기… 공연장에서 늘 그렇듯 배우의 따라 하라는 주문에 어색한 객석의 반응이 이어진다. 관건은 어색한 시간을 얼마나 줄이는지 여부이다. 그런 면에서 블루맨 그룹은 성공했다. 능청스러운 표정의 배우들은 능수능란하게 객석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다양한 볼거리와 이벤트의 조합은 뛰어났다. 6미터 정도 거리에서 탁구공 크기의 마시멜로를 던져 주면 10여 개를 연이어 입으로 받아 먹는 서커스, TV 모니터를 머리에 뒤집어 쓴 뒤 벌이는 코미디 등 박수와 웃음을 유발하는 구성이 눈에 띄었다. 퍼커션을 두 대나 배치한 8인조 밴드의 반주에 맞춰 연주한 새로운 악기도 흥미로운 볼거리였다. 해머로 피아노 몸체를 두드리며 소리를 내면 피아노 스매셔, PVC 파이프를 이용한 드럼본… 다만 일부 악기의 경우 화려한 겉모양과 달리 그다지 특색 있는 소리가 나지는 않았다. 공연이 끝나면 입에 미소를 머금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지나치게 큰 공연장에서 너무 다양한 연령층을 타깃으로 삼은 점은 아쉽다. 차분히 앉아서 관람하길 즐기는 중장년층에게는 번거로움을 준 반면 스탠딩 분위기에 열광하는 젊은 관객들에겐 다소 싱거운 무대가 돼 버렸다. 22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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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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