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학 편입학시험 '구멍'

2000년부터 최근까지 고려대와 성균관대 등 서울 주요대학 편입학시험에서 대규모 부정시험이 저질러진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시험장에서 무전기를 이용하는데도 알아채지 못하는 등 대학들의 시험감독도 허술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22일 영어 실력이 뛰어난 사람이 불러주는 답안을 무전기를 이용해 수험생들에게 알려주는 수법으로 270여 차례에 걸 쳐 부정시험을 치르게 한 혐의(업무방해 등)로 주모(30ㆍ무직)씨 등 4명을 구속하고 응시생 남모(27)씨 등 3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치밀한 범행수법=경찰에 따르면 주씨는 2000년 1월부터 지난 2월까지 서 울대를 졸업하고 영어 실력이 뛰어난 박모(27ㆍ무직ㆍ구속)씨 등과 짜고 박씨가 시험장에서 무전기를 통해 신호로 정답을 알려주면 이를 받아 적은 뒤 수험생들에게 다시 무전기로 답을 불러주는 등의 방법으로 서울 소재 11개 대학에서 83명에게 274차례에 걸쳐 부정시험을 치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주씨는 편입 관련 인터넷 카페에서 알게 된 시험 준비생들에게 접근, 편입 학시험 합격을 조건으로 100만~1,000만원씩을 받기로 하고 83명과 계약서까지 작성한 것으로 밝혀졌다. ◇시험감독 허술=경찰은 범인들의 수법도 치밀했지만 상대적으로 대학 편입학시험 관리에 큰 문제점이 있다고 보고 있다. 우선 영어시험말고는 면접시험조차 치르지 않은 대학들이 부정시험의 타깃이 됐다는 것. 시험장 관리ㆍ감독 등이 허술한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한꺼번에 10여 명 이상의 응시생들이 무전기를 가지고 송수신하는 일이 벌어졌지만 한차례도 적발된 적은 없었다. ◇대학들 합격취소 등 뒷북=경찰수사 결과 시험부정에 연루된 것으로 확인 된 각 대학은 부정 입학한 학생에 대해 합격취소 등의 조치를 취하는 한편 편입학시험 관리ㆍ감독을 대폭 강화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육부도 이날 부정시험이 적발된 11개 대학에 대해 감사를 실시해 시험관 리 소홀이 드러나면 행ㆍ재정 제재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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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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