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채권은행들, 워크아웃 협약 `외면'

특히 이같은 현상은 워크아웃 계획이 발표된 대우 계열사에 공통적으로 나타나워크아웃 협약의 강제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다.1일 금융권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9일 쌍용자동차의 33개 채권금융기관협의회는 신규자금으로 신용장(L/C) 개설 자금 1억5천만 달러와 어음할인 용으로800억원을 지원한다는 내용의 워크아웃 협약을 확정했으나 두 달을 훨씬 넘긴 지금까지 절반수준인 7천500만 달러만을 지원했다. 특히 생산라인 가동과 직접적 영향을 주고 있는 L/C 개설 자금에 대한 지원이크게 부족해 7일부터 생산라인의 부분적인 가동중단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쌍용측은 주장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주채권은행인 조흥은행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채권은행들이 당초 약속한 자금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며 "대우 장래에 대한 불안감과 함께 손실분담에 관해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어 서로 눈치만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채권은행인 조흥은행 관계자는 "지금까지 지원된 7천500만달러중 4천200만달러가 조흥은행이 지원한 것이어서 결국 주채권은행만 모든 책임을 지고 있는 셈"이라며 "워크아웃 협약 확정후 7일이내에 신규자금을 지원하도록 채권단이 결의했는데도 이를 두달이 넘도록 지키지 않는 것은 `모럴 해저드'"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협약 불이행시 채권액의 30% 또는 위반액의 50% 범위내에서 위약금을 물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지금까지 단 한번도 적용된 전례가 없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쌍용차 비상대책위원회및 협력업체 대표 2백여명은 지난달 31일 낮외환은행을 방문, 당초 워크아웃 협약대로 외환은행이 맡은 L/C 개설 자금 560만 달러를 조기 지원해줄 것을 요구하며 1시간 동안 항의시위를 벌였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지원을 안한다는 것이 아니라 제2금융권 지원부분에 대한손실분담 확약서가 없어 지원을 못하는 것"이라며 "손실분담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신규자금을 지원해줄 수 있겠느냐"고 해명했다. 워크아웃 계획에 따르면 은행은 채권비율에 따라 L/C 개설자금을 지원하고, 제2금융권 지원부분의 경우 해당 종금사 등으로부터 손실발생시 일정비율을 분담한다는내용의 확약서를 받고 L/C 개설자금을 지원토록 하고 있다. 그러나 비대위측은 "제2금융권 지원부분에 대한 손실분담이 결정되지 않았다면외환은행이 당초 맡기로 했던 자금이라도 지원해줘야할 것 아니냐"고 반발하고 있다. 비대위는 이에앞서 지난달 28일 산업은행, 제일은행 등을 찾아가 항의서한을 전달했으며 이들 은행으로부터 가까스로 잠정적인 지원약속을 받아냈다. 지난해 11월말 65개 채권금융기관의 합의에 따라 워크아웃 계획이 발표된 대우자동차 등 다른 대우 계열사들도 채권단으로부터 신규자금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우 관계자는 "워크아웃 협약 1호인 쌍용차와 마찬가지로 MOU(양해각서)를 체결했거나 이미 체결한 대우 계열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라며 "워크아웃 협약을 법제화하거나 강력한 통제장치를 마련하는게 시급하다"고 지적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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