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경기 중 부상으로 뇌사상태에 빠진 필리핀 선수의 가족들이 장기기증 의사를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9일 충북 진천군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진천에서 열린 `2003 세계태권도 화랑문화축제`겨루기부문 플라급에 출전했다 상대 선수의 앞 돌려차기를 맞고 뇌사상태에 빠졌던 필리핀의 크롬웰 에르난데스(27) 선수의 가족들이 장기기증 의사를 밝혔다.
에르난데스의 아버지와 누나, 형 등은 경기중 부상으로 뇌사상태에 있다는 비보(悲報)를 듣고 입국, 가족회의를 거쳐 태권도와 한국을 사랑했던 그의 뜻을 기리기위해 장기기증을 최종 결정했다.
가족들은 7일 밤 에르난데스를 그동안 입원해 있던 충북대병원에서 서울 삼성의료원으로 이송, 장기 기증을 위한 검사를 받도록 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이번 태권도 축제에 참가했던 해외 태권도 사범들은 내년에 열리는 대회부터 `에르난데스 상(賞)`을 제정할 움직임을 보이는 등 에르난데스의 값진 희생 정신을 기리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