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부위원장은 1970년대 초반 비밀파티를 열었다가 지방의 기업소에서 혁명화 교육을 받았고 2004년에는 분파행동을 이유로 업무정지 처벌을 받았다.
하지만 두 차례 모두 장 부위원장은 정치적 시련을 극복했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후계자 내정을 주도하면서 김정은 체제의 2인자로 우뚝 설 수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장 부위원장이 정치적 어려움을 이겨내고 공직에 복귀할 수 있을 지가 주목된다.
현재 장 부위원장은 자신이 수장으로 있던 노동당 행정부의 리룡하 제1부부장과 장수길 부부장이 반당혐의로 처형되면서 가택연금 상황에 들어가 조사를 받으며 자숙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2004년에도 이와 유사한 상황을 겪었던 만큼 이번에도 자숙기간을 거쳐 다시 건재를 과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집권 3년차를 맞는 김정은 제1위원장으로서도 고모부인 장성택 부위원장의 노련한 국정운영 경험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장 부위원장이 죄과를 반성하면 다시 불러 쓰려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북한의 최고지도부가 총출동할 것으로 보이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2주기 행사에 눈길이 모아진다.
장 부위원장이 모든 공직에서 쫓겨난 실각상황이 아니라면 이 행사를 통해 모습을 드러내 건재를 과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과거보다 죄목이 무겁고 내부적으로 정치적 매장작업이 진행돼 정치적으로 재기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국가정보원은 “내부적으로 장성택 측근들을 비리 등 반당 혐의로 공개처형한 사실을 전파하고 있다”고 밝혀 북한 당국이 장 부위원장의 죄행에 대해 주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있음을 시사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도 “(처형된 노동당 행정부의) 리룡하와 장수길은 ‘장성택 등의 뒤에 숨어서 당 위의 당으로, 내각 위의 내각으로 군림하려 했다’고 비판받았다”고 밝혔다.
장 부위원장이 노동당 행정부가 행한 반당 행위의 우두머리로 부각돼 주민들에게 알려지고 있는 셈이다.
특히 과거 장 부위원장이 어려움을 겪을 때는 측근들을 중심으로만 처벌이 이뤄졌지만, 이번에는 친인척까지 소환되고 있어 재기가 쉽지 않을 것임을 보여준다.
조카인 장용철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 가족 일행과 누나 장계순·자형 전영진 쿠바 대사 일가족도 5일 평양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장 부위원장이 복귀하더라도 당 행정부장 같이 실질적이고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직책보다는 국가체육지도위원장 같은 상징적인 직책을 맡는데 그칠 가능성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장성택 부위원장이 반당 행위의 수괴인지 아니면 밑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단속을 잘못한 책임을 지고 있는지 불분명하다”며 “앞으로 복귀한다고 하더라도 권한이 매우 축소된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