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중진의원들은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의 거슬리는 말투에 대해 한 번쯤 혼을 내줘야 한다며 벼를 만큼 당내 분위기가 좋지 않습니다."
최근 기자와 만난 새누리당의 한 재선의원이 당내에 최 장관의 말투나 행동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며 건넨 얘기다. 최 장관이 당내에서 반감을 사는 이유는 학자 스타일의 어법과 태도라고 한다. 최 장관은 당정 협의나 국회 상임위원회에 참석하면 습관적으로 '뭐….'라는 간투사를 내뱉어 마치 다시 반문하거나 불성실하게 응답하는 뉘앙스를 풍긴다는 것이다. 미래부 직원들이 이 같은 당내 분위기를 보고하자 최 장관이 많이 당황했다는 후문이지만 여전히 개선되지 않아 당내 불만이 수그러들지 않는 상황이다.
사실 중앙부처 장관의 행실을 놓고 여당 의원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흔하지 않은 모습이다. 그런데도 최 장관이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것은 취임 이후 보여준 학자 리더십이 미래부를 이끌어갈 수장으로서 미덥지 못하다는 불신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며느리가 미우면 손자까지 밉다'는 속담처럼 사람이 신뢰를 못 받으면 그와 관계된 모든 것이 미덥지 않게 보이는 법이다.
하지만 취임 100일이 갓 지난 최 장관에 대한 새누리당의 지나친 기대는 무리일 수 있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다섯 달에 불과해 창조경제 정책총괄 기능을 떠맡은 미래부가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예산과 조직의 뒷받침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구조적 문제 탓도 크다.
물론 최 장관이 학자 스타일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존재감 없는 행보를 한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지난 5일 임명된 윤창번 미래전략수석의 등장과 관련 대선 때부터 박근혜 대통령과 호흡을 맞추고 실무에 정통한, 이른바 실세 기용이라는 점에서 최 장관으로서는 더욱더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장관에 대한 부정적 평판은 해당 부처의 불신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최 장관이 심기일전해 창조경제를 주도하는 변화된 리더십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