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틈새 공략… 새 성장신화 쓴다”/일 전자부품업체 롬사

◎휴대형 통신기 아날로그장치 등 다수 개발/연 이익성장률 41%… 「상승기업」 별명얻어/공정 보상·즐거운 직장분위기 조성도 한몫일본의 전자부품업체 롬(Rohm)사가 새로운 성장신화를 낳고있다. 롬은 지난 92년이래 연간 이익성장율은 41%에 달하고 있으며, 96년 순익은 총매출액 3천억엔의 15%에 가까운 4백55억엔을 기록했다. 이러한 놀라운 성장실현으로 롬에게는 「상승기업」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게다가 일본에 진출해 있는 외국인 투자가들의 투자대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롬에 대한 외국인 주식보유비율은 42%를 상회해, 세계화된 기업이미지를 갖고 있다. 종업원 2천7백명규모의 중견기업인 롬은 주식 시가총액이 1조3천억엔대에 이르러 유명 전자부품 메이커인 무라타(촌전)제작소와 TDK를 재치고 일본전자부품업계의 선두주자로 뛰어 올랐다. 일본의 고도 교토(경도)에 위치한 이 회사가 최근 각광을 받는 이유는「자유로운 사내 분위기와 틈새시장 공략」에 있다. 사토 켄이지로 사장은 롬 돌풍의 주역이다. 그는 『나는 경영학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사원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사내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심리학과 화술공부에 전념했다』고 밝혔다. 사토사장의 심리학 경영은 사원들이 스스로 자기 일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하는 점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롬은 철저히 대기업 제품의 틈새를 노리는 데 주력했다. 기존 전자부품메이커들이 메모리D램등에 주력하고 있을 때, 롬은 기존 메이커 관심 밖의 것을 주목했다. 예를 들어 최근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휴대형통신기기의 경우 디지털신호를 음성으로 변환시킬때 필요한 아날로그 장치 등에 대한 개발에 나섰다. 꼭 필요한 부품이지만 대형업체들이 개발하기 꺼리는 것을 노린 것. 이 회사의 사원은 모두가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아이디어를 프로젝트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재량권을 가지고 있는데다 프로젝트의 성과를 공정하게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다. 사원들은 좋은 아이디어가 떠 오르면 수시로 사장실에 찾아가 작업복 차림의 사장과 충분한 토의를 통해 자신의 구상을 프로젝트화 할수 있다. 프로젝트화된 아이디어는 매월 발간되는 월보를 통해 개발과정이나 사업진행과정을 공개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그만큼 자신의 프로젝트에 대한 애착과 책임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 사원들간의 언로를 열어놓다보니 현장직이나 사무직이나 업무에 대한 상호이해와 건의가 가능하게돼 생산성향상 효과가 금방 나타났다. 롬은 사원들의 프로젝트를 공정하게 보상해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매년 10월이 되면 회사는 축제분위기로 들뜨게 된다. 모든 사원들이 자신이 1년간 실행해온 자기평가서를 제출하기 위해 고심하는 모습이 쉽게 눈에 띈다. 심사위원단이 결성돼, 공정한 심사를 통해 공헌도를 판명한후 성대한 축하연을 벌인다. 롬은 올해 1월 교토의 한 호텔을 빌어 5단계의 기준을 마련, 시상식을 가졌다. 1등인 다이아몬드상 수상자에게 1천만엔, 금상 5백만엔, 은상 2백만엔, 동상 60만엔, 노력상 5만엔 등 도합 7백50명의 수상자에게 2억5천만엔의 상금이 주어졌다. 롬의 성공신화는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직장분위기와 사원들의 창의력과 판단을 존중할 때, 기업이 최고의 효율성과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진리를 현실에서 보여주고 있는 좋은 예다.<최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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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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