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이후 강세를 이어가던 음식료주들의 주가가 잇따라 조정을 받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음식료업체들의 주가 하락을 이끈 실적 부진이 올해 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빙그레는 지난 5일 6.42%(7,000원) 내린 10만2,000원까지 떨어지며 10만원 선이 붕괴될 처지에 놓였다. 빙그레는 최근 2거래일간 12% 가까이 주가가 내렸다. CJ제일제당도 같은 날 2.24%(6,500원) 하락한 28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고 하이트진로도 최근 4거래일간 연속 뒷걸음질쳤다. 크라운제과도 이번주 들어 주가가 6%가량 빠졌다.
주요 음식료업체들의 주가 조정에 따라 지난달까지 4,400포인트 선이던 음식료품 업종지수도 5일 0.65%(25.62포인트) 내린 3,960.57로 마감하며 4,000포인트 선을 밑돌고 있다.
음식료주들의 주가 하락은 실적 개선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주요 19개 상장 음식료업체의 1ㆍ4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늘어난 9조6,506억원, 영업이익은 10.8% 줄어든 7,516억원이었다. 연초 이후 업황 회복 기대감에 주가는 올랐지만 실제 실적은 실망스러웠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한국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대대적인 제품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음식료업체들이 경쟁 비용 증가와 소비 시장 부진으로 실적이 부진했다"며 "2ㆍ4분기에도 이런 분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평가했다.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남양유업 사태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정부의 규제 강화 흐름도 음식료주들의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연구원은 "남양유업 사태와 미국 유전자변형농산물(GMO) 밀 수입 가능성 등 음식료품 소비 둔화 우려까지 확산되면서 업체들의 중ㆍ단기 영업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음식료주들이 올해 하반기까지 불안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백운목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내수 부진과 각종 악재들로 수요 증가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고 원재료 가격도 안정세를 보여 가격 인상이 불가능한 시점에서 수요가 감소하면 음식료업체들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 연구원도 "올해 말까지는 소비 침체와 유통 환경 위축으로 음식료업체들의 실적에 대한 실망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