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서경이 만난 사람]전광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기금규모 2년내 세계 3위로 부상… 해외투자 확대는 필연"

사진=김동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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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tSectionName(); [서경이 만난 사람]전광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기금규모 2년내 세계 3위로 부상… 해외투자 확대는 필연"아부다비투자청 등과 협력 진전… 투자 다변화위해 전문인력 확충내년 뉴욕에 해외사무소도 열어… 채권투자 비중줄이고 주식 확대기금 재정안정성 상당부분 개선… 요율 인상 당분간 추진 계획없어 대담=채수종 사회부장 sjchae@sed.co.kr 정리=김광수기자 bright@sed.co.kr 서민우기자 ingaghi@sed.co.kr 사진=김동호기자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사진=김동호기자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해외투자에서 미래를 모색하고 있는 전광우(사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최근 만났다. 공교롭게도 그를 만난 곳은 종로지사에 있는 국제업무센터 사무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트라우마가 남아서인지 최근의 급격한 해외투자 확대를 우려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해외투자비중을 너무 키우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전 이사장은 "해외투자 확대는 필연"이라고 강조했다. "급격히 늘어나는 기금 규모로 볼 때 더 이상 한정된 국내시장에만 투자할 수가 없다. 세계 1위 규모로 늘어날 국민연금을 볼 때 지금의 투자 방향이 맞다"는 그의 말에서 확고한 신념과 함께 강한 자신감이 느껴졌다. 국민연금은 어느새 세계 4위 규모의 연기금으로 성장했다. 일본 공적연금(GPIF), 노르웨이 글로벌연금펀드(GPF), 네덜란드 공적연금(ABP)이 우리보다 앞서 있다. 전 이사장은 "우리가 네 번째인데 다른 펀드의 성장세가 더디다"며 "1~2년 안에 3위 자리에 올라서고 5년에서 길면 10년 안에 2위 규모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7월 말 300조원을 돌파한 지 3개월 만에 15조원이 더 늘었다. 전 이사장은 "500조원 돌파 시기를 오는 2015년 정도로 본다"며 "2020년에는 1,000조원을 넘어서고 30년 동안 커가는 구조를 봤을 때 2,400조원까지는 가는데 그 안에 확실히 세계 1위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순위에는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지만 아무튼 전세계적으로 가장 빨리 다이내믹하게 성장하는 펀드임은 분명하다"며 "시장에 큰 조정이 있으면 성장세가 끊길 수도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올라간다"고 전망했다. 국내와 해외를 오가며 금융계 해외인사를 만나는 성과에 대해 물었다. 전 이사장은 글로벌 금융업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이야기하는 내용을 크게 세 가지로 구분했다. "그들은 누구보다 정보가 많은 사람이다. 만나면 세계 경제전망, 지역 간 전망, 어디가 좋은지에 대한 투자전망 등 다양한 의견을 교환한다"고 설명했다. 전 이사장은 그들과 만날 때 솔직하게 패를 보여주는 편이다. 그는 "경제정보에 관해서는 진솔하게 이야기하고 국제적인 대형 프로젝트나 업무상 협조할 수 있는 부분을 논의한다"며 "비즈니스관계에서 서로 협조하고 전략적 제휴 등을 하는 것도 이야기의 주제"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과정에 대해 전 이사장은 "규모나 실제 투자 범위 면에서 '글로벌 플레이어'로 부상하고 있는 국민연금의 성장을 위해 글로벌 네트워킹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 정보가 있게 되고 우리 역량을 다른 외부역량과 접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면서 "좋은 투자 대상을 확보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네트워킹이 필요한데 그런 점에서 국민연금을 맡은 후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점에서 그는 최근 만난 아부다비투자청과 진전된 협력 방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전 이사장은 "전세계에서 가장 큰 국부펀드인 아부다비투자청(ADIA) 같은 곳의 CEO들이 국민연금과 협력을 강화하는 데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국민연금이 참여하는 해외투자에 중동계 국부펀드가 공동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긴밀하게 협조하겠다는 의견도 있다"고 귀띔했다. 국민연금공단은 늘어난 기금 규모만큼 이의 운용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전 이사장은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투자다변화전략을 위해 운용인력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더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채권투자비중을 줄이는 대신 주식 규모를 늘리고 해외투자ㆍ대체투자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해당 분야의 전문성이 중요하다는 것. 이와 관련해 전 이사장은 "현재 기금운용본부 설립 이래 최대인 24명의 인력을 뽑고 있으며 내년에는 공단 역사상 처음으로 뉴욕에 해외사무소를 열 계획"이라며 "인적 인프라를 한 단계 높이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채권에서 주식으로, 국내에서 해외로 늘어나고 있는 포트폴리오 부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일부에서 공격적이라고 지적하는데 그렇지 않다. 적극적이라는 표현은 수용한다"면서 "적극적으로 하되 주어진 리스크 범위 안에서 안전성을 유지하며 최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해외투자ㆍ대체투자에 대한 우려도 있는데 과거에 하지 않다가 짧은 기간에 연이어 하니까 엄청난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 안정적 임대수입이 확보되는 것에만 투자하고 있다"며 "전체 자산 규모에서도 해외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1%에 불과해 국제적인 펀드나 연기금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국민연금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까지 사들인 해외 부동산은 이미 13% 정도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전 이사장은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해외투자 규모는 2015년까지 전체의 20%로 늘려갈 것"이라고 대답했다. 5년 뒤 기금 규모를 500조원으로 봤을 때 100조원, 지금보다 70조원 정도 늘어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 이사장은 "(국민연금이) 전에는 연못 속의 생선이었다면 어느새 고래가 된 것"이라며 "고래가 연못에 살 수는 없다. 바다라는 전세계를 대상으로 투자하는 고래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그는 "자원개발 투자의 장점이 부각되는 시점이라고 보고 해외 투자기관과의 전략적 제휴, 국내 대기업의 해외투자 등에 참여해 윈윈할 수 있는 방법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분에서 국민연금이 가진 장점도 제시했다. "밖에서 볼 때는 국민연금이 국부펀드와 유사하게 비칠 수 있으나 그렇지 않다"며 "정책적 판단에 의한 투자가 아니라 오히려 자원개발 등에서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넓다"고 국민연금의 강점을 들었다. 의결권 행사 비중이 늘고 반대 목소리를 내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일축했다. 전 이사장은 "국민연금은 재무적투자자로서 경영에 개입하거나 간섭하는 식의 주주권 행사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원칙이 있다"면서 "다만 경우에 따라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면 우리의 투자가치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대주주로서 입장 개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 이사장은 최근 리밸런싱 기준을 변경한 데 대해서도 "시장 상황에 신축성을 주면서 불필요한 거래를 줄이도록 한 것으로 투자 패턴에 큰 변화를 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의 최대 큰손인 국민연금의 수장으로서 내년도 국내 증시전망을 묻자 조심스러워하면서도 긍정적인 답을 내놓았다. 그는 "주가수익비율(PER)을 비교하더라도 우리가 상당히 낮은 수준이며 경상수지도 개선되고 거시경제 회복 속도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빠른 편이라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국제적으로 긍정적인 시각이 많다"고 전했다. 전 이사장은 우리 사회가 직면한 저출산ㆍ고령화, 이에 따른 연금 고갈 문제에 대한 우려도 빼놓지 않았다. 전 이사장은 "그간의 개혁을 통해 장기적인 기금의 재정안정은 상당 부분 개선됐다"면서 "기금 안정성을 확보하면서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 미션이고 보험료율을 높이거나 제도를 개선하는 부분은 시간을 두고 국민적 합의를 통해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당장 기금의 재정안정성을 우려할 시점은 아니기 때문에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신뢰를 높이는 것도 그런 부분에서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저출산으로 기금 수입이 줄어드는 것과 관련해서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민적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지만 우리는 기금 운용을 잘해서 수익률을 평균 1%포인트 높이면 연금 고갈을 9~10년 늦출 수 있으므로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연간 기금액 증가분의 1%를 복지 부문에 쓸 수 있는 만큼 사회적 합의가 있다면 보육시설 투자를 비롯해 어떤 부분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자세가 돼 있다"고도 했다. 관련기사 ▶ 국민연금 "5년간 70조원 해외투자" ▶ 전광우 이사장은? ' 공단 개혁 전도사' ▶ 공기업 선진화 앞장서는 국민연금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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