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민감사안 해결여부가 연내협상 관건

■ 韓·中FTA MOU체결

한국과 중국의 자유무역협정(FTA) 산관학 공동연구가 3년반 만에 마침표를 찍음으로써 양국의 FTA 추진을 위한 첫 단추가 성공적으로 끼워지게 됐다. 양측이 민감한 사안에 대해 추가적으로 의견을 교환하기로 한 것을 양해각서(MOU)에 포함시킴에 따라 이를 원만히 해결하느냐가 연내 협상 개시의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통상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기한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고 어떤 식으로 할지도 정해지지 않았지만 서로 민감 분야에 대해 충분히 논의하자는 데 의미가 있다”며 “당장 협상에 들어갔다 중단돼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일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FTA 협상 개시를 위해서는 정치적인 결단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사실 우리는 농수산물과 경공업제품 등 부가가치가 낮은 산업이, 중국은 전기전자ㆍ자동차 등 우리가 강점이 있는 제조업이 민감한 분야라는 것은 모두가 주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수준으로 문을 열지 협의하는 과정에서 정치적인 움직임이 없이는 진전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처럼 한중 FTA를 추진하는 데 신중모드를 견지하고 있는 것은 그 필요성만큼이나 내부적으로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려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경우 FTA에 따른 경제적 혜택이 자동차ㆍ전자ㆍ정보기술(IT)ㆍ석유화학 등 특정산업에 집중되는 반면 농수산물과 중소기업 등 국내 일부 영역은 중국에 잠식당할 우려가 크다. 실제 이날도 한국농업경영인연합회 50여명이 외교부 앞에서 한중 FTA 추진 규탄 기자회견을 하며 강경한 모습을 보였다. 한중 모두 FTA의 피해는 최소화하고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철저하게 국익에 매달려 협상에 나설 것이 뻔한 상황이기에 자칫 협상 개시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양국이 FTA를 위한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면서 서로의 추진의지를 확인한 것만은 분명한 성과다. 한편 이번 한중 간 FTA 추진 MOU 체결은 한국과 FTA를 체결해놓고도 비준을 미루고 있는 미국과 EU를 자극하는 계기로 작용해 한미 FTA와 한ㆍEU FTA 조기비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한일 FTA 및 한중일 FTA에 대한 논의도 활성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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