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예금 2배 수익이면 만족… 지수형 ELS·채권펀드로 돈 몰려

■ 머니 무브 급변하는 자본시장… <4> 똑똑해진 투자자 눈높이 낮춘다

'안정성+수익성' 동시 추구로 분산투자 효과 ELS발행 급증

펀드시장도 중수익 선호 뚜렷… 주식형→채권형 자금 이동



최근 주가지수가 치솟고 있음에도 펀드 등 간접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직접투자를 통한 큰 수익을 노리기보다는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투자경향이 강해지고 있는 것이다. 요즘 증권사 등을 통해 상품에 가입하는 투자자들은 '1년 정기예금 금리 대비 2배 정도의 수익에 만족한다'는 분위기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액은 지난해 12월 이후 다시 월 발행액 10조원대를 회복했다. 지난해 12월에는 퇴직연금 투자자금이 ELS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사상 최대 월 발행액(10조2,317억원)을 기록했으나 올해 1월에는 7조6,049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 2월에도 ELS 발행액은 6조5,842억원에 그쳤다. 그러나 3월 10조2,014억원어치 발행되며 전달 대비 3조6,173억원 늘었다.

특히 최근 주식시장의 강세를 반영하듯 지수형 ELS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1·4분기 ELS 발행규모는 24조1,039억원으로 분기별 사상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이 가운데 지수형 ELS는 99%(23조8,901만원)가량 차지했다. 지난해 지수형 ELS는 69조5,141억원어치 발행돼 2013년 발행량(41조3,748억원)에 비해 68%나 늘었다. 반면 국내 주식을 기초지수로 활용한 종목형 ELS 발행금액은 1조7,506억5,000만원으로 전년(3조5,570억원)보다 50% 감소했다.


지수형 ELS는 종목형 상품에 비해 분산투자 효과가 크고 안정성이 높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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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년 만기의 종목형 ELS들이 원금마저 지키지 못한 채 대거 상환되면서 증권사들은 연 기대수익을 5~8%로 낮추고 손실진입 구간은 50%대까지 낮춘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한국투자·삼성증권 등은 ELS 운용 도중 손실 진입 가능성이 생기면 구조를 변경하거나 가입 이후 한 달간 기초자산 추이를 지켜본 뒤 최적의 구조를 설계하는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선진국 증시가 우호적으로 전망되면서 해외지수형 ELS로도 시중자금이 몰리고 있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3월 ELS발행액 증가는 대부분 원금비보장형 해외 지수형 상품에서 나타났다"며 "이는 안정성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의 심리가 반영된 현상으로 향후 기초자산이 다양화되면 안정성은 더 높아지고 저금리 시대에 수익률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펀드 시장에서도 중수익 추구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주식형펀드에서는 자금이 빠지는 한편 안정성이 중시되는 채권형펀드로는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연초 이후(4월 15일 기준)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4조5,866억원이 빠져나갔다. 올해 초 주가가 오르면서 증시가 달아오르고 있지만 주식형펀드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은 차익실현을 위해 환매에 나서는 상황이다.

반면 국내 채권형펀드로는 올해 1조2,531억원이 순유입됐다. 지난해에도 2조8,413억원이 들어왔다. 은행 예·적금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면서도 안정성이 높다는 점이 투자자금을 끌어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홍지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올 1·4분기 채권형펀드 강세에 대해 "채권형펀드는 자산의 대부분을 국공채나 회사채 등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하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리는 장점이 있다"며 "기준금리 인하로 정기예금의 매력이 떨어지자 대체 투자처로 채권형펀드가 부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권형펀드의 수익률도 나쁘지 않다. 채권형펀드의 최근 1년 평균 수익률은 5.23%로 같은 기간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5.14%)을 웃돌았다.

시중은행의 1년 정기예금 금리의 2~3배에 해당하는 수익률이다. 최근 주식시장이 활기를 띠며 주식형펀드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지만 낮은 변동성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는 채권형펀드가 매력적이다.


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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