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국회건교위, 고속철 로비의혹 추궁

16일 열린 15대 마지막 국회 건설교통위에서는 지난 93년 8월 프랑스 알스톰사의 테제베(TGV)를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한 고속철도공단의 기준 타당성 여부와 그 과정에서 검찰 수사결과 제기된 최만석씨 등의 로비 여부, 청와대등 고위층의 외압여부 등이 도마위에 올랐다.또「일직터널」붕괴 등 고속철도 부실공사와 입찰제도상의 문제점 등도 추궁했다. 그러나 유상렬(柳常悅)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이사장은 『공정한 기준에 따라 알스톰사를 선정했다』며『특히 알스톰사가 최고 제의가격보다 13억달러 정도가 낮은 가격에 계약을 체결하는 등 국익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로비의혹을 부인했다. ◇TGV 차량선정 기준 타당성 여부 민주당 송현섭(宋鉉燮) 의원은『독일 지멘스사의 차종보다 비용, 기술, 기술개발 등의 분야에서 점수가 낮은 알스톰사가 주관적인 파단이 개입될 소지가 큰 영업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유가 무엇이냐』며『차종선정 방법이 알스톰사의 차량에 유리한 방향으로 진행되었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임인배(林仁培) 의원도『최종 6차 평가서 제출항목 중 「운행경험」이 갑자기 추가된 것은 TGV를 선정키 위한 편파적 평가였다는 지적이 있다』며 이유를 따졌다. ◇최만석씨 등의 로비 여부 한나라당 권기술(權琪述) 의원은 『프랑스의 TGV가 막판에 독일의 이체(ICE)를 1% 차이로 제치고 선정된 배경이 무엇이냐』며『알스톰사의 로비스트였던 최만석씨의 로비에 따른 것이 아니냐』고 따졌다. 민주당 김홍일(金弘一) 의원은 『공단은 알스톰사가 선정되는 과정에서 알스톰사 서울지사장과 그의 부인인 호기춘(扈基瑃)씨가 관여하게 된 사실을 공단이 모르고 있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자민련 이재선(李在善) 의원은 『고속철 로비의혹에 대한 좀더 철저한 조사를 위해 16대 국회에서 청문회나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등 고위층 외압여부 민주당 송현섭 의원은 『고속철도 차량선정은 이미 최고위층에서 차종을 선정해 놓고 평가 작업을 이에 꿰맞추는 형식적인 것이었다는 말들이 무성했다』며『차량선정 과정에서 고위층으로부터 지시나 압력을 받은 것을 양심적으로 말하라』고 고속철도공단 관계자들을 추궁했다. 자민련 이재선 의원은 『핵심은 청와대와 교통부의 개입문제이며, 이 과정에서 금품로비가 있었는지 여부』라면서 『철저한 조사를 위해 16대 국회에서 청문회와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임인배 의원은 『고속철도 차량선정 작업에 평가단 외에 청와대·교통부·정치권 등이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던 만큼 개별로비가 가능했고, 광범위했을 개연성이 충분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고속철 부실공사·입찰제도상 문제점 한나라당 백승홍(白承弘) 의원은 『고속철도 사업관리 업체인 벡텔사는 지금까지 고속철도 사업관리를 한차례도 해본 경험이 없는 업체인데 어떤 경위로 사업관리를 맡게 되었느냐』며『고속철사업을 전체적으로 외국회사에만 맡기다 보니 공정·감독·사업관리 등이 원만하지 못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민주당 김홍일 의원은 『프랑스 알스톰사가 경부고속철을 수주하는 과정에서 공식 협상통로가 아닌 비공식 로비스트를 통해 계약이 이뤄졌으나 공단측은 이를 모르고 있었다』며 『각종 입찰과정에서 투명성 확보를 위해 로비스트의 활동범위와 자격을 규정하는 법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당선된 김일윤(金一潤) 위원장이 15대 임기 마지막 사회를 진행한 이날 건교위에는 30명의 재적의원 중 한나라당 조진형(趙鎭衡) 류종수(柳鍾洙), 자민련 김고성(金高盛) 의원 등 낙선의원 18명의 절반 가까이가 참석해 유종의 미를 거뒀다. 양정록기자JRYANG@SED.CO.KR 입력시간 2000/05/16 17:30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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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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