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세계는 지금 자원패권시대] 세계 석유업계도 지각변동

中페트로차이나·러 가즈프롬등 신흥국 국영회사 급부상


세계 석유업계에서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중국이나 러시아 등 산유국들의 국영석유회사의 급부상이 그것이다. 이들 국영회사는 자국 정부가 부여한 독점권을 통해 점차 세계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 최근 주목되는 회사는 중국의 페트로차이나(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다. 페트로차이나는 이달 초 중국 상하이증시에 상장되자마자 단숨에 시가총액 세계 1위 기업으로 등극하면서 전세계를 놀라게 했다. 시가총액이 1조300억달러를 기록, 당시까지 1위였던 미국의 엑손모빌(4,880억달러)을 두배 이상 앞지른 것이다. 페트로차이나와 엑손모빌의 매출 및 순익이 3배 이상 차이가 나고 또 폐쇄적인 중국증시 사정상 주가만으로 기업가치를 단순 비교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지만 이 사건은 글로벌 석유업계에도 ‘차이나 쇼크’로 기록될 만하다. 미국ㆍ영국계 회사들이 지배하고 있던 기존 석유업계에도 신흥 산유국들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세계 석유업체 15위 순위에 중국이 시노펙(중국석유화학), 페트로차이나 등 2개의 이름을 올렸으며 러시아의 가즈프롬과 브라질의 페트로브라스도 새롭게 얼굴을 내밀었다. 이들 회사의 공통점은 독점 국영기업이라는 점이다. 자원민족주의가 심화되면서 국가가 자국의 석유업체에 물량을 몰아주고 여기에 소비량 폭증의 덕으로 이들이 급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 서구에서 지배적인 스타일이었던 독점 석유기업이 이제 신흥 산유국에서도 재현되고 있는 셈이다. 중국의 성장은 놀랄 만하다. 중국경제가 연간 11%의 고성장을 지속하면서 이를 위한 석유공급 필요성이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페트로차이나와 시노펙은 중동ㆍ중앙아시아는 물론 아프리카ㆍ남미를 싹쓸이하면서 자국에 필요한 석유를 모으는 역할을 맡고 있다. 러시아의 가즈프롬도 시베리아산 석유를 독점적으로 해외에 공급하는 창구로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가즈프롬의 공급 여부에 따라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의 희비가 엇갈릴 정도다. 브라질의 페트로브라스도 최근 자국 내에서 발견된 해상유전으로 상종가를 올리고 있다. 다만 이들 신흥국 석유업체가 조만간 세계정상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냐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더 많다. 서구 메이저들이 지난 1930년대 이후 축적한 기술력과 시장 지배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금의 메이저들은 기술 경쟁력 측면에서 새내기 국영석유회사들을 압도하기 때문이다. 석유 등 자원개발 사업이 ‘도박’에 가까운 고위험 사업이라는 것도 현재의 지배구조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싣는다. 자원개발에 성공하면 떼돈을 벌지만 성공확률은 높지 않다. 업계에서는 자원 탐사부터 개발까지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을 평균 10~20%로 추정한다. 전문인력과 첨단기술로 무장한 서구 메이저 석유업체들의 성공률도 25%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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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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