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베이너 "디폴트 막겠다" 부채한도 증액 타협 시사

미국의 셧다운(정부 폐쇄)이 계속되는 가운데 부채한도 증액 협상 시한까지 다가오면서 공화당 소속의 존 베이너 하원 의장이 부채한도 증액에 유연한 태도를 보여 타협의 길이 열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베이너 의장이 이날 공화당 의원들과의 수차례 면담을 통해 "정부의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막기로 결심했다"며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이 모두 참여하는 표결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고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 보도했다.


익명의 한 공화당 의원은 "베이너 의장이 채무한도 증액 통과를 위해 필요하다면 '해스터트 룰(Hastert rule)'을 깰 의향도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해스터트 룰은 공화당이 당내 과반의 지지가 없는 사안을 표결에 부치지 않는 것으로 베이너 의장이 이를 깰 수 있다고 한 것은 당내 강경 티파티의 반대를 무릅쓰고 민주당과 타협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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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WP)는 이와 관련해 "정치 전문가들 사이에서 베이너 의장이 싸움을 포기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셧다운과 미 건강보험개혁법안인 오바마케어, 부채한도 증액 등을 모두 아우르는 빅딜을 통해 정치적 교착상태를 타개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베이너 의장의 측근인 톰 콜 공화당 의원(오클라호마)은 "베이너 의장의 발언은 초당적 빅딜을 필요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WP는 그러나 "공화당 의원들이 셧다운에 대한 공화당 책임론 때문에 부채한도 증액 협상에서 민주당에 끌려다니는 것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문제해결은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이날 베이너 의장의 대변인도 공화당 내 강경파의 비판을 의식해 기자회견을 열고 "베이너 의장은 언제나 미국을 디폴트로 몰고 가지 않을 것이라 말해왔다"면서 "개혁 없이 부채한도만 증액하는 협상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일단 확대해석에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셧다운을 중단하라고 재차 공화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그는 3일 메릴랜드주의 한 건설회사에서 연설을 통해 "베이너 의장이 예산안 상정을 거부하는 것은 당내 극단주의자들의 심기를 건드리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이런 희극을 중단하고 당장 표결을 통해 셧다운을 중단시키라"고 말했다.

한편 3일 워싱턴DC의 의회 의사당 인근에서 차량 추격전과 총격이 잇따라 발생해 의사당이 한때 폐쇄돼 가뜩이나 지지부진한 정치권 협상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날 오후 한 여성 운전자는 경찰의 검문을 피해 의사당 쪽으로 달아났으며 결국 의사당 인근에서 멈춘 뒤 경찰이 쏜 총에 사살됐다. 이 과정에서 한 경찰관이 차에 치여 부상했으며 당국은 이번 사건이 테러와의 연관성은 없다고 발표했다.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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