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공연 싸게 보려면 평일 이용하세요

요일별 관람요금 차등제 확산<br>재개막·오픈런 공연 중심으로<br>주말- 주중 수요 분산 전략

뮤지컬 '십계'

뮤지컬 '캣츠'

'평일에 싸게 공연을 보세요.' 최근 평일과 주말 요금을 차별화한 공연이 늘고 있다. 미국의 브로드웨이나 영국의 웨스트엔드에서 흔히 찾아 볼 수 있는 요일별 '관람료 차등제'가 국내 공연계에도 확산되기 시작한 것. 이는 장기간 관객을 동원해야 하는 오픈런 공연이 증가한데다 흥행을 검증 받은 인기공연의 재개막이 늘면서 가격 차등 마케팅이 효과적이라는 업계의 시각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공연업계에 따르면 인기 공연 위주로 이런 관람료 차등 현상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내달 17일에 개막하는 프랑스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는 평일 요금이 주말 요금보다 5,000원 가량 싸다. 오는 12월 24일에 막을 올리는 뮤지컬 '십계' 역시 평일과 주말의 관람료가 다르다. 평일에는 VIP석, R석, S석, A석, B석이 각각 13만, 11만, 8만, 6만, 4만 원인 반면 주말에는 14만, 12만, 9만, 7만, 4만 원으로 B석을 제외하곤 주말이 1만 원 더 비싸게 매겨졌다. 그 밖에도 연극 '라이어', 뮤지컬 '루나틱', 팬양의 화이트 버블쇼 등 주말과 주중 가격이 차이 나는 공연이 20작품 정도다. 현재 공연 중인 연극ㆍ뮤지컬 370작품 가운데 약 5% 가량이 가격 차등 마케팅을 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채 1%도 안 됐던 가격 차등 공연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런 관람료 차등 공연이 현재 늘어나는 이유는 우선 흥행을 검증 받은 인기작의 재개봉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7월~9월 서울 국립극장에서 공연한 뮤지컬 '캣츠'가 대표적인 사례. '캣츠'는 주말 요금이 1만 원 더 비싸게 책정됐다. 제작사 측의 설도윤 설앤컴퍼니 대표는 이와 관련 "워낙 유명한 작품이어서 고정적인 수요가 꽤 있었다"며 "수요를 주말과 주중에 적절히 분산하는 효율적 방안이 바로 가격 차별이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현재 대학로 공연 중 10% 정도로 집계되는 오픈런(종영일을 정하지 않은 공연) 형식의 공연들도 관람료 차등 마케팅을 적극 사용하고 있다. 이는 장기공연인만큼 주말과 평일의 수요를 적절히 분산시키기 위해 업체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한 전문가들과 관객의 시각은 우호적이다. 조용신 뮤지컬 칼럼니스트는 "남아 있는 티켓 처리를 관객과 업체 모두에게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윈윈(win-win) 방안"이라며 "미국과 영국의 업체들이 흔히 사용한다"고 말했다. 8,000명 이상의 회원을 가진 인터넷 공연동호회 운영자 박성희 씨는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나쁜 방식은 아닌 것 같다"며 긍정적인 시각을 비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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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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