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월요 초대석] 발자취

항만 노무공급 100년 관행 재임 1년만에 개혁 전기 마련

말은 더듬지만 네티즌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는 대중적 인기 행정가. 노무현 대통령과 공통점이 많고 소신과 뚝심을 가진 부산 사나이. 일이면 일, 노래면 노래, 못하는 게 없는 팔방미인형 장관? 바로 오거돈 해양수산부 장관이다. 오 장관이 올해 국민들의 관심을 받게 된 것은 유년시절에 생긴 말더듬이 장애 때문. 그는 장애를 이기기 위해 학창시절 이를 악물고 노력했다. 큰 소리로 국어책 읽기를 수백 번. 수업시간마다 무조건 손을 들어 발표하고 친구들을 사귀는 데도 적극적이었다고 한다. 장애 극복에 노래가 도움이 된다는 주변의 권고로 학창시절 성악을 배웠고 지금은 전문 성악가 수준의 실력을 갖췄다. 그는 지금은 거의 사라진 이 핸디캡을 축복이라고까지 말한다. 지난 74년 행정고시로 부산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오 장관은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 내무부(현 행정자치부)를 거쳐 부산으로 컴백했다. 그후 부산시 기획관리실장, 정무 부시장, 행정 부시장 등 요직에 이어 시장 권한대행까지 지냈으면서도 비리나 잡음 없는 부산의 대표적 행정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말은 더듬어도 양심은 더듬지 않겠다는 공직자의 자세가 엿보인다. 고 안상영 부산시장을 대신해 2003년 10월부터 7개월간 시장 권한대행을 맡은 뒤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한나라당 후보로 나선 허남식(현 부산시장) 전 행정 부시장에게 아깝게 고배를 마셨다. 지역구도의 희생양이 된 그에게 많은 격려와 동정이 이어졌지만 다시 해양부 장관으로 임명돼 능력과 리더십을 발휘할 기회를 얻었다. 그는 재임 1년간 10년 걸릴 일들을 과감하게 추진, 해결한 장관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100년 항만노무 공급의 관행을 깨는 획기적인 계기를 마련했다. 영국의 마거릿 대처 총리도 항운노조 문제를 해결해 ‘철의 여인’이라는 별명을 얻은 바 있다. 그는 털털한 성격에 흡인력이 크다. 또한 업무를 추진하는 데도 소신과 뚝심이 있고 형식과 절차를 따지기보다 합리적인 일처리를 우선시하며 융통성까지 겸비한 원칙주의자라는 게 참여정부 관계자들의 평가다. 약력 ▦부산 출생(48년) ▦경남중ㆍ고교 졸업 ▦서울대 철학과 졸업(71년) ▦행시 14회 ▦부산시 행정 부시장(2001년) ▦동아대 행정학박사 ▦부산시장 권한대행(2003) ▦부산대 행정대학원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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