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 경제참모 면모가 갈수록‘우향우’로 향하고 있다. 내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큰정부론자로 대표되는 경기부양론자는 물러나고 친기업 내지 중도성향의 참모가 속속 기용되고 있는 것. 백악관 내 대표적인 친(親) 노조성향의 경제참모인 재러드 번스타인(사진) 부통령 수석경제보좌관이 백악관을 떠나기로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백악관 관리의 말을 인용, 23일(현시시간) 전했다. 번스타인 보좌관은 진보적 싱크탱크인 ‘예산정책우선순위센터’(CBPP) 선임 연구원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컬럼비아대학에서 사회복지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번스타인 보좌관은 백악관 내 진보진영을 대표하는 경기부양론자로 중산층 이하 계층의 `사회안전망'에 초점을 두고 정부지출 확대를 통한 일자리 창출 정책을 주도했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번스타인의 퇴진은 경기 부양책보다는 재정적자 감축으로 향하는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 변화를 상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내년 오바마 대통령 재선을 위해 재정적자 감축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경기부양론자인 번스타인 보좌관의 역할도 차츰 사라지게 됐다는 설명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신년 초부터 백악관 참모진을 순차적으로 교체해 왔다. ‘볼커 룰’을 입안하는 등 월가 비판론자인 폴 볼커 백악관 경제회복자문위원회(EARB) 위원장 자리에 제프리 이멀트 GE회장을 기용한 바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하버드대로 돌아가는 로런스 서머스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후임에 진 스펄링 재무장관 자문역을 발탁했다. 그는 클린턴 행정부 시절 재무부 차관을 맡아 금융규제 완화 작업을 추진한 재정감축론자로 통한다. 백악관 비서실장도 연초 JP모건 출신의 윌리엄 데일리로 교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