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전세난에 이사비용까지 급등… 서민들 '엎친 데 덮친 격'

이사 수요 늘자 10~30% 올려<br>"집 없는 설움 더 복받쳐" 분통<br>업체 "출혈경쟁서 가격 현실화"


전세난에 시달리는 서민들이 덩달아 뛰는 이사비용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본격적인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대란으로 이사수요가 크게 늘어나자 주요 포장이사업체들이 서비스 가격을 10~30% 인상했다. 실제 통인∙예스2404∙국민트랜스 등 포장이사업체는 2월 초순부터 적게는 10만원에서 많게는 30~40만원가량 오른 가격(5톤 트럭 기준)을 받고 있다. 김형주 통인익스프레스 전략기획본부 부장은 "경기불황으로 출혈경쟁을 하던 이사업체들이 서로 눈치만 보고 있다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주 물량이 풀리니까 가격을 현실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체의 한 관계자는 "기름값에 인건비까지 올라 부동산 경기가 침체됐을 때 시작된 출혈경쟁을 더 이상 진행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또 그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30%가량 이주 물량이 늘었다"며 "수요가 늘어나니까 다들 억눌려 있던 가격을 올릴 결심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유명 포장이사업체들이 가격을 인상하자 군소 이삿짐 센터들이 난처한 상황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서 5명 안팎의 종업원을 두고 이사 대행서비스를 해오던 A씨는 설 연휴 전후를 기점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이사비용을 미리 예상하지 못하고 있다가 낭패를 봤다. A씨는 이번 이사시즌에 덤핑 수준의 가격인 80만원(5톤트럭∙주말기준)으로 계약을 체결해놓았다가 가격이 올라가자 고객에게 더 달라는 말도 못하고 속앓이만 하고 있다. 경쟁업체들이 이렇듯 큰 폭으로 가격을 올릴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 서민들은 주요 이사업체들이 가격을 올리면서 전세난에다 이사비 급등의 이중 고통을 겪고 있다. 최근 서울 양천구 목동에 거주하는 주부 양모(41)씨는 아이들 봄방학 때 이사를 결심했다가 이삿짐 센터와 실랑이를 벌였다. 지난 1월에 전화로 5톤트럭 한 대와 인부를 고용하는 비용으로 70만원에 수고비 정도만 주면 된다고 했던 업체는 "일이 밀려서 110만원은 줘야 한다"고 태도를 바꿨다. 집주인이 전세 보증금을 올려 받는 탓에 집을 옮기지 않을 수도 없던 양씨네 가족은 울며 겨자 먹는 심정으로 설 연휴 이후 다락같이 오른 이사비를 감당하기로 했다. 오는 3월 초 이사를 앞두고 있는 서울시민 박모(34)씨도 "등 떠미는 집주인에 이사비용까지 올라서 집 없는 설움이 복받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