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부터 카카오톡 메시지로 간편하게 돈을 송금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뱅크월렛카카오(뱅카)'의 운영주체·작동원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뱅카는 카톡 메시지로 지인에게 사이버머니(뱅크머니)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언뜻 보면 카톡이 운영주체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질적인 주체는 은행이다. 전자금융거래법상 금융서비스업자가 아닌 카톡이 지급결제 수단의 주체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뱅카 출시 준비 이전에 은행들은 이동통신사와 손잡고 휴대폰으로 지급 결제할 수 있는 '뱅크월렛'이라는 자체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했다.
뱅크월렛은 이동통신사와 연계해 지인의 휴대폰 번호를 입력해 문자메시지 형태로 지인에게 돈을 송금하는 기능을 가진다.
뱅크월렛과 뱅카의 메커니즘은 유사하다. 뱅카는 휴대폰 번호 대신 카톡 친구 리스트를 선택하고 문자메시지가 아닌 카톡 메시지로 송금하게 한다.
금융결제원의 한 관계자는 "겉으로만 보면 카톡이 송금 업무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니다. 카톡이 애니팡(게임)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듯 뱅카도 카톡의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일뿐 은행이 카톡을 활용하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뱅카는 가상계좌에 최대 50만원까지 충전한 뒤 등록된 친구에게 하루 최대 10만원까지 송금할 수 있다. 또 30만원까지 물건 구매도 가능하다.
수수료는 은행별로 책정되겠지만 현재까지 100원선에서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사용자도 청소년들끼리 돈을 빼앗는 수단으로 사용될 우려 때문에 만 19세 미만은 수금만 가능하게 하고 송금은 막을 계획이다.
뱅카 개발자들은 세간의 관심이 많은 만큼 인증·보안 문제를 철저히 할 방침이다. 우선 본인 은행 계좌를 본인 명의의 휴대폰에서 가입할 수 있다. 휴대폰은 아내 소유인데 남편 계좌로 뱅카를 등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송금·결제시 공인인증서, 일회용비밀번호생성기(OTP) 등 인증절차 또한 걸어놓을 예정이다.
아울러 카톡의 무분별한 정보수집을 걱정하는 것은 기우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동통신사가 개별 고객의 문자메시지를 훑어보지 않듯 카톡도 결제정보를 들여다보지 않기로 약정했다는 것이다.
개발자들은 은행들이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사전 대응하기 위해 1년 전부터 뱅카 서비스를 준비해왔고 보안 문제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만큼 뱅카 서비스에 대한 도를 넘는 우려도 가급적 피해달라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한 관계자는 "당국의 보안성 심의절차가 까다로워 출시가 지연되고 있는데 안타까운 심정"이라면서 "국내 은행이 토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손잡고 알리바바·페이스북 등 해외 기업들에 맞서는 형국으로 봐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