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나병태 동대문 의류봉제협회장 "원산지 표시제 강화·인력수급 뒷받침을"

[해외진출기업 "돌아오고 싶다"]


"일본처럼 의류섬유제품에 대한 원산지 표시제도를 강화하고 인력수급 방안이 뒷받침된다면 국내 제조업도 다시 활기를 되찾을 수 있습니다." 나병태(사진) 동대문의류봉제협회장은 "최근 중국의 인건비상승, 위안화 절상, 노동법 강화 등으로 한국 기업들이 U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며 "국내 생산기반을 되살리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 회장은 "이대로 가면 약 10년 후 국내 봉제산업이 붕괴되고 대부분 수입산 의류에 의존해야 할 것"이라며 "과거 저임금 국가로 떠났던 제조업을 국내로 불러들이기 위한 방안을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업계는 국내에서 안정적인 생산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무엇보다 원산지 표시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 회장은 "이웃 일본은 의류를 포장할 때 눈에 가장 잘 띄는 곳에 꼬리표를 붙여 원산지를 표시하도록 의무화하는 등 원산지 표시제도를 잘 활용하고 있다"며 "한국의 경우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으면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도록 규정돼 있지만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사실상 제도가 유명무실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중국이나 동남아산 제품이 국내 의류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이르고 있지만 아예 국산으로 둔갑하거나 원산지 표시를 없애는 바람에 소비자들이 쉽게 알아볼 수 없다"며 "원산지표시제도를 강화함으로써 가격이 조금 비싸도 국내 생산제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한다면 생각보다 많은 업체가 국내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나 회장은 특히 사회 약자계층의 일자리 창출 및 사회복지 차원에서도 봉제공장 귀환을 적극 유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봉제업은 특성상 비교적 단순한 기술이 요구되고 시간제근무도 가능하기 때문에 주부나 노인ㆍ장애인이 근무하기에 적합하다"며 "도심지에서 가장 많은 일자리를 손쉽게 창출할 수 있는 업종이라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봉제업계도 이와 관련해 최근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비교적 인건비부담이 적은 틈새인력 확보에 나서는 등 자구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나 회장은 이 같은 여건을 감안할 때 정부 차원에서도 중장기 관점에서 인력수급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봉제업의 경우 신규로 유입되는 인력이 없어 1년에 10%씩 종사인원이 줄어들고 있다"며 "해외교포, 탈북 새터민이나 주부, 노령인구 등 유휴인력 활용 방안을 통해 신규 인력을 제대로 공급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나 회장은 외국인력 운영방안에 대해 "기존의 외국인 고용허가제도는 수요기업의 입장에 맞춰 개선돼야 한다"며 "용접공이나 봉제사 등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숙련공을 수요기업과 연결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점이 아쉽다"고 주장했다. 지금처럼 무작정 쿼터를 늘리기보다 업종별 '맞춤 인력'을 도입하는 것이 심각한 인력난을 해소하는 데 훨씬 효과적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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