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獨, EFSF 확충안 통과

기금 보증능력 1조유로까지… 그리스 국채 손실부담 커질수도

독일 의회가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제안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증액안을 26일 통과시켰다. A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 증액안에는 EFSF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겪는 유럽 국가들에서 발행하는 신규 발행채권의 일부를 지급 보증해 4,400억유로 규모인 기금의 보증능력을 1조유로까지 끌어올리는 내용이 담겼다. 유럽 국가들이 추가로 돈을 부담하지 않고도 실탄을 더 장전하는 효과가 나타나는 셈이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열리는 벨기에로 넘어가기 전 의회 연설에 나서 "유럽과 독일이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큰 위기에 직면했다"며 "금융위기 전이를 막기 위해 당장 합의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또한 "민간은행들의 고통분담은 필수"라며 그리스 국채 헤어컷(상각비율)을 최소 50%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리스 금융기관들은 국채 50%를 탕감해줄 경우 오는 2020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이 120% 선까지 낮아질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180%까지 빚 부담이 커질 것으로 분석해왔다. 이에 따라 유럽 재정위기 대책의 최대 쟁점인 그리스 국채 헤어컷 비율이 50%로 확정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로이터가 협상단 측 고위관리를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이는 그리스 국채를 보유한 투자자들이 투자금액의 절반을 손해로 떠안아야 한다는 뜻으로 지난 7월 합의한 21%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헤어컷 확대에 반발해온 은행들이 50% 손실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은 그리스 정부가 투자손해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이날 그리스의 한 신문은 "민간투자자들이 헤어컷 50%에 동의할 경우 남은 채권에 대해 100유로당 현금으로 15유로를 지급하고 6% 쿠폰금리가 붙은 30년 만기 채권으로 35유로를 각각 지급하는 방안을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그리스 재무장관이 제의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신문에 따르면 그리스는 이러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대신 새로 발행하는 채권을 EFSF에서 지급보증하는 방안을 포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종의 '선이자'를 주는 방식으로 채권시장의 숨통을 틔우겠다는 것이다. 다만 26일 EU 정상회의에서 이 같은 대책이 최종 결정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그리스 정부와 민간은행들은 현금과 채권의 비율 및 헤어컷 확대 등을 여전히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기 때문에 정상회의에서 구체적인 해법을 공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여전히 힘을 얻고 있다. 한편 마리오 드라기 차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이날 "당분간 재정위기 국가의 채권을 계속 매입하겠다"고 밝혀 EU 회의가 난항을 겪어 시장이 극심한 혼란에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를 일단 잠재웠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