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에서 자동차로 40분 거리에 위치한 지바시 마쿠하리신도심의 이온몰. 마쿠하리신도심 이온몰은 일본의 대표 유통기업인 이온그룹이 지난해 12월20일 정식 개장한 최신 복합쇼핑몰로 건물의 좌우 길이만도 무려 1.5㎞에 달하는 초대형 복합유통시설이다. 부지면적 19만2,000㎡, 임대면적 12만8,000㎡의 이 쇼핑몰은 규모 기준으로 일본 내 3위를 자랑한다.
마쿠하리신도심 이온몰은 개장한 지 두 달이 넘었지만 평일에도 쇼핑하는 사람들로 붐빌 정도로 여전히 인기가 높다. 니혼게이자이·아사히TV 등 현지 언론들이 마쿠하리신도심 이온몰을 일본 유통업계에서 최근 화두로 떠오른 '체험형 복합쇼핑시설'에 부합하는 사례로 집중 조명하면서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데 성공한 덕분이다. 일본 유통업계는 단순히 상품을 나열해놓고 소비자들의 선택을 기다리는 방식으로는 더 이상 수익을 내기 힘들다는 인식 아래 쇼핑에 '플러스 알파'를 접목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안방에서 모바일이나 인터넷을 통해 쇼핑할 수 있는 시대에 소비자들을 오프라인 쇼핑몰로 불러들이려면 쇼핑 이외의 체험을 통해 즐거움을 제공하면서 소비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일본 후나이종합연구소의 이와사키 다케유키 수석컨설턴트는 "앞으로는 '체험'이 쇼핑시설 개발의 필수요소가 될 것"이라며 "매력적인 상품은 기본이고 체험형 소비나 서비스 등을 추가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게 성공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일본 유통업계의 이 같은 변화는 국내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롯데·신세계·현대 등 국내 유통 대기업들이 모두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복합쇼핑몰'을 꼽고 있으며 올 상반기 1차 오픈을 목표로 하는 잠실 롯데타운을 시작으로 현대 판교 알파돔시티 복합쇼핑몰, 신세계 하남유니온스퀘어 등이 차례로 문을 열 계획이다. 내수소비가 부진한데다 온·오프라인이 결합하는 등 급변하는 국내 유통시장은 업태와 업종을 모두 넘어 융복합을 추구하는 '비욘드(Beyond) 유통' 시대에 접어들면서 무한경쟁에 돌입한 상황이다. 이경희 신세계 미래정책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국내 유통업계는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현상이 가속화될 뿐 아니라 정보기술(IT) 발달 및 소비패턴 변화에 따라 기존의 틀을 깨는 시도가 잇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