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주가 폭락…亞증시 '블랙먼데이'
거래소 26P·코스닥 2P 떨어져
지난 10일 뉴욕증시에서 미 대선 혼란 우려와 기업 실적악화로 나스닥지수가 연중최저치를 기록한 데 영향받아 아시아증시가 동반 폭락세를 나타내면서 서울증시도 폭락했다. 아시아시장으로서는 미국발 '블랙 먼데이'를 맞은 셈이다.
서울증시는 13일 폭락세로 돌아선 미국증시와 선물시장의 약세에 이은 프로그램 매물 출회가 맞물리면서 하락폭이 심화됐다.
관련기사
◎ 전문가 진단
거래소시장은 지난 10일간 순매수를 기록하던 외국인투자가들이 개장과 함께 순매도를 기록한데다 개장 초부터 프로그램 매물이 150억원 넘게 쏟아지면서 시간이 갈수록 하락폭이 커졌다.
오후장 막판 외국인투자가들이 순매수로 전환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수낙폭은 깊어져 전날보다 26.24포인트 하락한 538.94포인트로 마감됐다.
지수하락을 촉발했던 선물 12월물은 전날보다 3.70포인트 하락해 5%가 넘는 폭락세를 기록, 선물저평가 현상이 이어졌다. 코스닥시장도 거래소시장 약세의 영향으로 전날보다 2.76포인트 하락, 78.07포인트를 기록해 이틀 만에 70포인트대로 후퇴했다.
외국인투자가들은 43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1,460억원의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져 나와 주가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아시아의 주요증시도 미국증시 폭락과 정세불안의 여파로 인해 컴퓨터 관련주들을 중심으로 일제히 급락세를 보였다.
도쿄 증시의 닛케이지수는 미 증시의 파장 외에 자민당 내분으로 모리 요시로(森喜朗) 내각의 기반이 크게 흔들리는 등 정국불안이 겹쳐 13일 장중 한때 500엔 이상 하락, 1만4,500엔선이 붕괴됐다. 닛케이지수는 오후들어 투자가들의 반발매수에 힘입어 낙폭을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2.16% 323.90엔 하락한 1만4,664.64엔으로 거래를 마쳤다.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에 대한 탄핵이 추진되고 있는 타이완의 자취엔지수는 한때 5.5% 이상의 낙폭을 보이다가 전장대비 4.8%, 295.22포인트 하락한 5,793.52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특히 지난주 말 미국 델 컴퓨터의 실적둔화 전망이 발표된 데 따른 영향으로 반도체주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조지프 에스트라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는 필리핀에서도 오전 중 주가가 2.4% 하락했다.
이밖에 홍콩과 싱가포르 등의 증시도 2~3%의 낙폭을 이어갔다. 홍콩의 항셍지수는 개장 직후 3% 이상 떨어져 1만5,000포인트가 붕괴됐으며 싱가포르 스트레이츠지수도 장중 한때 2.7% 이상 하락했다.
조영훈기자
신경립기자
입력시간 2000/11/13 17:15
◀ 이전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