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오늘 제네바서 4자회담 1차 본회담

◎실질적 신뢰 구축땐 한반도 평화 큰기여/9차 고위급회담 무산후 남북 5년만에 대화의장/이번엔 토의방식 등 협의/가시적 성과 기대어려워9일 하오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4자회담 본회담은 정전협정의 당사자인 남북한및 미국·중국의 차관급 고위당국자가 머리를 맞대고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방안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또 남북관계 차원에서는 지난 92년 서울에서 개최될 예정이던 9차 남북고위급 회담이 북한측에 의해 일방적으로 중단된 이후 비록 미국과 중국이 포함된 간접 대화형식이지만 다시 대화의 장을 마련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난 54년 4월 제네바 정치회담을 통해 한반도의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시도가 성과없이 끝난 이후 43년만에 다시 다자회담을 통한 평화체제 구축방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것이다. 또 본회담이 실질적인 신뢰구축조치를 가시화할 경우 한반도의 긴장완화는 물론 동북아의 지역 안정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번 1차 본회담은 회담의 틀을 짜고 토의방식을 주로 논의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 새벽에 도착한 정부대표단의 한 관계자가 8일 『이번에 뭔가를 이뤄낼 수 있으리라는 기대보다는 어떻게든 본회담이 깨지지않고 굴러갈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언급한 것은 회담분위기를 대변해주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본회담이 정상대로 진전될 경우 6·25 휴전 이후 44년동안 지속돼온 정전협정체제라는 불안정한 구조는 항구적인 평화협정체제로 대체,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위한 토대가 마련될 뿐만아니라 실질적인 정착 여건들이 하나 둘씩 착근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상호비방 중지, 군사적 신뢰구축 방안, 군사관계자 교류, 남북간 인적·물적교류 등 정치 사회적 긴장완화가 실현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동시에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과 농업구조개선사업을 비롯해 나진·선봉 자유무역지대에의 합작투자 등 각종 경협사업도 본궤도에 오를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4자회담 개막이 담고 있는 역사적 의미에도 불구하고 그 전도는 불투명한 형국이다. 특히 북한측이 세부 의제로 다시 미국과의 평화협정 체결과 주한미군철수 문제를 제기하거나 대규모 식량제공을 요구하고 나설 경우 회담은 난관에 봉착할 가능성이 현재로선 다분하다. 여기에 북한이 예비회담 수석대표를 본회담 수석대표로 그냥 내보내고 주한미군철수문제가 의제에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나 미국의 고위관리가 이번 회담은 다음 일정을 협의하는 예비회담적 성격이라고 실토한 사실 등은 회담의 미래가 암담함을 간접적으로 나타내주고 있다. 한국수석대표인 이시영주프랑스대사는 『회담의 진전에 대해 낙관도 비관도 않고 신중하게 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따라서 정부는 이번이 첫 회담인 만큼 4개국의 평화회담에 임하는 의지를 재확인하고 작은 신뢰구축조치부터 이행하는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내심을 갖고 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향후 본회담의 운영과 관련, 수석대표들이 참석하는 본회담밑에 ▲평화체제 ▲긴장완화및 신뢰구축 ▲대북경제협력 등 실무차원의 분과위를 설치, 회담운영의 효율성을 기하는데 역점을 둔다는 것이다.<양정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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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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