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에서 폴리우레탄 재질의 첨단 수영복이 등장해 숱한 세계신기록이 양산됐듯 육상에서 첨단 과학의 집합체인 트랙이 신기록의 산실 노릇을 하고 있다.
지난 17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달리기 결승에서 세계신기록(9초58)을 세운 우사인 볼트(23ㆍ자메이카)를 포함해 무려 5명이 9초대에 들어왔다. 이 때문에 푹신푹신한 첨단 트랙의 영향으로 육상 선수들의 기록이 좋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회가 열리는 올림피아슈타디온은 독일회사 BSW가 제작한 ‘레구폴 콤팩트’를 트랙을 깔았다. 아스팔트 위에 탄성이 좋은 폴리우레탄으로 여러 겹 덮고 이중합성고무로 코팅해 탄력을 극대화했다. 이 소재는 탄성이 전혀 없는 석탄 재질의 트랙보다 기록이 단축될 가능성이 높다. 1960년대 남자 100m에서 처음으로 10초00을 찍으며 올림픽 금메달을 딴 아르민 하리(72ㆍ독일)는 “볼트가 나와 동시대에 뛰었다면 9초대 진입이 어려웠을지도 모른다”며 첨단 트랙의 기여도를 강조했다.
한편 100m에서 미국신기록을 세우며 은메달을 딴 타이슨 게이(27)가 사타구니 통증으로 200m 출전을 포기해 우사인 볼트의 2년 연속 3관왕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에서 3관왕에 올랐던 볼트는 이번 대회에서도 200m, 400m에 출전해 우승을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