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리비아 사실상 내전… 외국인 엑소더스

전투기 폭격 최소600명 사망<br>카다피는 TV 출연 건재 과시

리비아의 반정부시위가 내전 수준으로 악화된 가운데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가 22일(현지시간) 이른 새벽 관영TV 방송에 출연해 건재를 과시했다. 카다피는 6일 만에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냄으로써 최근 떠돌던 베네수엘라 망명설을 잠재운 동시에 시위대의 강력한 퇴진 요구에도 불구하고 권좌에서 물러날 뜻이 없음을 밝혀 앞으로 최악의 유혈충돌이 우려된다. 카다피는 이날 수도 트리폴리에 비가 내리는 가운데 모처에 차를 세운 채 방송에 출연했다. 그는 "베네수엘라가 아니라 트리폴리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여기에 왔다"면서 망명설을 보도한 언론들을 '개'라고 비난했다. 방송출연 시간은 1분도 채 되지 않았다. TV 화면에 등장한 카다피의 무심한 표정과 달리 수도 트리폴리의 전경은 처참했다. 전투기와 헬기의 폭격으로 최소 61명이 사망했고 도시 곳곳이 파괴됐다. 또 이슬람 지역 인터넷인 온이슬람넷에 따르면 시위 사망자 수가 이미 전국적으로 600명을 넘어섰다. 이처럼 정부 보안군의 시위진압이 학살 수준으로 자행되면서 친정부 인사들도 하나둘 카다피 원수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 군 병력 일부가 전열에서 이탈하고 외교관들이 잇따라 카다피 퇴진을 외치는 등 카다피의 국가장악력이 현저히 약화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또 리비아 사태가 '통제불능'으로 치달으면서 외국인과 외국 기업의 엑소더스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이탈리아 에너지 기업 에니는 직원 및 직원가족 철수를 시작했으며 스페인 렙솔, 영국 BP 등도 리비아 내 작업을 중단했다. 한편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등 국내 건설업체들은 본사 임원으로 구성된 긴급대책반을 트리폴리에 급파해 직원 안전대책 마련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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