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노동·금융·교육 등 4대 구조개혁 분야에 대한 설문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노동개혁을 통해 고용을 늘려 소득을 올리고, 공공서비스를 강화해 불필요한 지출을 줄여달라는 것.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늘어나야만 구조개혁이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서울경제신문의 설문에 답한 전문가들은 노동(42.7%) 개혁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판단했다. 이어서 공공(28.2%)과 교육(18.2%) 개혁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금융(10.9%)이 뒤를 이었다.
노동 분야에서는 10명 중 7명이 노동 유연성(34.5%)과 '정규직-비정규직 격차(33.6%)'를 우선 손봐야 할 과제로 꼽았다. 부실한 사회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21.8%에 달했고 연공서열에 따라 임금이 차별지급되는 임금체계를 손봐야 한다는 응답은 10%였다.
기관별로는 대학(72.7%)이 노동 유연성 제고를 최우선순위로 꼽았고 공공기관(61.5%)과 연구소(34.8%)는 정규직-비정규직 격차 해소를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로 봤다. 기업은 사회안전망 강화(32.5%)와 노동 유연성 재고(32.5%), 정규직-비정규직 격차 해소(27.5%)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교육 부문에서는 공교육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63.3%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다음으로 대학 구조조정(17.4%)과 교육재정 개혁(10.1%)에 대한 요구가 높았다. 직업현장에서 바로 사용될 수 있게 교육을 현장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답변도 9.2% 나왔다.
전문가들은 구조개혁의 초점이 노동시장 유연화와 정규직·비정규직 이중구조 개선을 통해 고용을 순환시키고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것에 맞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용성 한국개발연구원(KDI) 인적자원정책연구부장은 "임금을 늘리기 위해 고용을 유연화하고 정규직·비정규직의 차별을 줄여 많은 일자리를 창출해달라는 의미"라며 "이 같은 주문은 임금 상승에 대한 열망이 절실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도한 사교육비를 행복하게 지출하는 사람은 없다"며 "사회의 공공성을 강화해 행복하지 않은 지출을 줄여가야 사회에 활력이 돌 수 있다"고 전했다.
금융 부문에서는 도를 넘는 감독과 규제를 일삼는 '관치금융'을 걷어내야 금융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는 답변이 대부분이었다. 낡은 금융규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39.4%였고 과도한 금융감독(25.7%)도 개혁이 시급하다는 답이 나왔다. 저금리에 따른 수익률 하락을 대체할 수 있는 자본시장을 육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12.8%였다. 금융 보신주의 타파와 핀테크 등 신(新)금융산업을 키워야 한다는 의견은 각각 11%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