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사정권이 민주화 시위를 무력 진압한 이후 처음으로 국제사회에 대해 화해 제스처를 보내고 있다. 5일 외신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의 최고지도자 탄 슈웨 장군은 최근 이브라힘 감바리 유엔특사에게 조건부로 민주화운동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 여사를 만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미얀마 군부가 내건 조건은 수치 여사가 군부에 대한 대결 자세를 포기하고 국제사회의 미얀마에 대한 경제제재 등 모든 제제에 반대한다고 선언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미얀마 군부는 양곤에 있는 사리 빌라로사 미국 대리대사에게 5일 군사정권의 수도인 네피도에서 회담을 열자고 초청했다고 미 국무부가 4일 밝혔다. 미얀마 군부의 이 같은 자세는 지금까지의 강경 일변도에서 벗어나 대화 가능성을 제시하며 어느 정도 유연한 입장으로 선회한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슈웨 장군은 수치 여사의 이름만 언급돼도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등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연금상태에 있는 수치 여사에 대해 원초적인 반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간 군사정부에 대화를 제의해 온 버마민족민주동맹(NLD)의 나이안 윈 대변인은 "군사정부가 대화를 운운하면서 조건을 제시한 것은 진심으로 대화를 하겠다는 의지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대화 제의의 진실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관영 TV는 지난 주 대규모 반정부 시위 기간 동안 모두 2,000명 이상이 당국에 구속됐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