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서브프라임 문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시장 충격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재할인율 인하에도 불구하고 이번주 주식시장 역시 장 전반을 묶고 있는 심리적 공황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양호한 펀더멘털 등을 감안할 때 추가 하락시 매수 대응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 서브프라임 문제의 본질은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타인자본을 지렛대 삼아 수익률을 높이는 것)가 위축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주요 국의 긴축으로 본원통화 및 통화(M1)의 증가세는 둔화된 반면 자금을 빌려 투자하는 왕성한 레버리지 투자로 전체 유동성이나 자산가격이 상승, 두 변수간 갭이 크게 확대됐다. 그 간극이 축소되는 과정에서 글로벌 주식시장도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2004년 이후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의 조정은 중국의 긴축과 엔캐리 청산 등을 통해 간헐적으로 나타났고 코스피는 작게는 12%에서 크게는 24%의 조정을 보였다. 최근 미국발 서브프라임 문제도 결국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가 한계를 보인 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투자심리 측면에서 공황에 가까운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그 진원지가 미국이라는 점과 함께 금융부문에서의 피해 규모를 정확하게 추정하기가 어렵다는 점,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실물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투자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의 한 가운데 주식시장이 위치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주에도 시장 분위기의 급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근 시장이 심리전으로 치닫고 있어 투자자들이 대응하는데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그러나 서브프라임 문제로 촉발된 글로벌 주식시장의 동반 급락과 신용경색이 펀더멘탈까지 훼손시킬 정도로 진행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단정 짓기 어렵다. 통상 신용경색은 기업의 재무구조가 불안하고 수익성이 악화되는 시기에 심화된다. 이는 기업실적 악화가 고용불안을 가져와 결국 소비위축으로 이어진다는 악순환의 연결고리가 된다. 하지만 현재 미국 기업의 실적은 양호하다. S&P500 기업의 2분기 주당순이익(EPS)증가율은 10.6%로 잠정 집계되며 15분기 연속 두자릿수 실적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금융섹터의 EPS 증가율은 12.6%를 기록하고 있는데, 전체 시장과 금융섹터의 실적은 7월말과 비교할 때 모두 상향되고 있다. 여기에 미국 제조업 경기는 재고조정이 마무리되면서 바닥권을 벗어나고 있다. 비록 6월 수치이기는 하지만 OECD 경기선행지수가 3개월 연속 상승한 가운데 IMF의 전세계 경제성장 전망이 상향 조정되었다는 점은 글로벌 경기의 견조한 흐름을 시사하기에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한국증시 내부적으로는 한 때 13.2배까지 올랐던 주가수익비율(PER)이 11.4배 수준으로 하락하며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도 희석되고 있다. 투자자들의 심리가 수급 불균형으로 표출되고 있지만 투신과 연기금의 매수여력도 만만치 않다는 점 또한 염두에 둘 필요가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이 악재로 비춰지는 심리적 패닉 상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균형적인 시각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주식시장은 결국 펀더멘탈의 그림자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 시점에서 추가 하락이 나타난다면 분할 매수 관점에서 시장에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시장의 체계적 위험으로 일방적인 밸류에이션의 하락이 과도하게 진행되었지만 오히려 실적에 대한 전망은 상향 조정된 종목들은 충분히 분할 매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분석부 투자전략파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