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시승기] 닛산 큐브

실용적 실내공간·가벼운 핸들링… "반할 만하네"

박스카라는 새로운 세그먼트(차급)를 만들어낸 닛산 큐브가 고속도로를 주행하고 있다. 이 차는 둔탁해 보이는 덩치에도 가벼운 핸들링으로 달리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사진제공=한국닛산

한국 닛산이 큐브를 들여올 때만 해도 '이미 유행이 지났다'는 의견도 있었다. 닛산이 고심 끝에 가격을 2,000만원대 초반으로 확 낮춘 것도 그 이유다. 예상은 빗나갔다. 큐브는 지난 달에만 439대가 팔리며 수입차 판매 베스트 3에 이름을 올렸다. 잘 나가는 큐브, 타보니 충분히 그럴만했다. 처음 본 큐브의 외관은 생각보다 작았다. 전작 2세대 모델의 모서리를 둥글게 다듬은듯한 이번 3세대 모델은 길이가 4m도 채 되지 않으니 최근 나온 신형 프라이드 해치백보다도 전장(3,980㎜)은 짧고, 전폭(1,695㎜)도 좁다. 대신 오버행(앞범퍼부터 앞바퀴축까지의 거리)이 짧고 차량 뒷부분이 수직으로 떨어지는 박스카답게 실내를 오롯이 사용해 비좁다는 느낌은 전혀 없다. 오히려 전고(1,690㎜)가 전폭과 거의 같을 정도로 높아 넓어 보인다는 착각에 빠질 정도다. 실내에는 독특한 디자인의 아기자기한 수납공간들이 가득하다. 컵홀더가 기어박스 앞쪽 3개 외에 핸들 좌측에도 있고 곳곳에 휴대폰 거치대, 잡지 꽂이 등 액세서리나 필요한 물품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이 많다. 가죽재질 마감재도 아니고 직물시트였지만 크게 흠잡을 데는 없다. 대시보드는 물결치듯 유려한 곡선을 이뤄 안락함을 주고 블루와 화이트가 조화를 이룬 계기판은 눈의 피로감을 덜어주는 효과가 있다. 트렁크는 생각보다 넓었지만 많은 짐을 적재하기에는 힘들었다. 뒷좌석을 접으면 그나마 활용공간이 늘어났다. 시동을 켜고 출발하자 쉽게 땅을 박차고 나갔다. 핸들링도 가벼운 편이다. 국내에 상륙한 큐브는 1.8ℓ 엔진을 달고 최고 출력 120마력, 최대 토크 16.8㎏ㆍm를 내며, 공인 연비는 공인 연비는 14.6㎞/ℓ를 기록했다. 속도를 높이자 소음이 거슬렸다. 가속은 시속 150㎞까지 무리 없었지만 급가속시엔 엔진음이 급격하게 커졌고 시속 120㎞를 넘자 풍절음도 심해 오디오 소리가 묻힐 정도였다. 수직에 가까운 차체가 공기저항을 그대로 받는 탓이다. 노면 상태에 따른 출렁거림은 덜했지만 코너링 시에 다소 쏠림현상이 느껴졌다. 바람이 심한 날 한강 다리를 건너서인지 흔들림도 있었다. 이 모든 게 차체가 높아서 발생하는 현상으로 보인다. 시트 높이가 다른 차종에 비해 높아 정면 시야각은 충분히 확보됐다. 다만 B필러(앞좌석과 뒷좌석 사이의 차체와 지붕을 연결하는 기둥)의 폭이 다른 차량에 비해 넓어 운전석 시야가 좁게 느껴진 점은 어느 정도 적응기간이 필요해 보였다. 네모 반듯한 모양이라 주차에 어려움을 겪는 초보자나 여성 운전자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을 듯 하다. 국내 출시된 1.8S 사양은 2,190만원, 1.8SL 사양은 2,490만원의 착한 가격이다. 고급형 모델에는 오토라이트 헤드라이트/16인치 알로이 휠/올인원 타입 내비게이션+오디오/풀 오토 에어컨디셔너/외부 온도 표시창 등이 추가된다. 실용적인 것을 추구하는 젊은층에게는 오히려 기본 사양이 인기가 좋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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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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