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다우지수 10,000P 붕괴] 전문가들 "하향지속"

성장률 7%에 육박하는 미국의 과열 경기가 첨단기술주를 제외한 미 증시를 본격적인 조정국면에 올려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다우존수 공업평균지수는 지난 24일 장중 한때 1만포인트 아래로 떨어진데 이어 급기야 25일에는 종가 기준으로도 1만선이 무너졌다. 다우지수 종가 1만 붕괴는 지난해 4월6일 9,963.49포인트를 기록한 이래 처음이다. 지난 4·4분기중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당초 예상치보다 1%포인트 이상 높은 6.9%에 달하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과열 경기를 식히기 위해 추가로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예상이 팽배해지면서 25일 투자가들은 빠른 속도로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이탈했다. ◇다우지수 본격 조정 돌입했나=미 상무부의 4·4분기 경제성장률 발표는 벼랑끝에 선 다우지수의 등을 떠밀었다. 이날 다우지수는 지난해 4월1일 9,832.51포인트까지 떨어진 이래 10개월만의 최저 수준으로 폭락했다. 지난 1월14일 1만1,722.98포인트의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한달여만에 무려 16%가량 하락한 셈이다. 통상 10% 이상의 주가 하락은 「조정」으로 여겨진다. 전문가들은 다우지수의 하향 곡선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프론티어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그레이스 페이는 『앞으로 다우지수가 더 떨어진다고 해도 놀랄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25일 발표된 성장률이 이처럼 다우지수에 치명상을 입히는 이유는 예상밖의 과열 조짐이 앞으로 2~3차례의 추가 금리인상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 금리가 오르면 차입 규모가 큰 기존의 전통적인 업체들의 금융비용이 급증, 수익을 크게 악화시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올들어 구 경제(OLD ECONOMY)를 대표하는 제너럴 일렉트릭(GE), 월마트, 코카콜라 등은 상당폭의 주가 조정을 받고 있다. 퍼스트 알바니의 수석 투자 담당자인 휴이 존슨은 『이는 경제와 수익률이 앞으로 둔화될 것이라는 시장의 메세지』라고 분석했다. ◇양극화 갈수록 심화= 반면 첨단기술주가 거래되는 나스닥 시장은 아직까지 금리인상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나스닥에 등록된 정보기술(IT) 및 바이오테크 관련 업체들은 은행을 통한 자금조달보다 직접 증시에서 돈을 끌어다 쓰기 때문에 금리 인상에 따른 타격이 적은데다, 가치주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대부분 첨단기술주로 유입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나스닥 조만간 5,000포인트를 돌파할 것이라는 낙관론도 제기하고 있다. JP모건의 마국자산 담당자인 더글러스 크리고트는 『금리 인상이 나스닥 하락으로 이어진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투자가들은 이미 일부 IT 관련주들에 대해서도 취사선택을 시작했다. 미 경제전문방송인 CNNFN에 따르면 일부 투자가들은 IBM이나 휴렛 패커드, 시스코 시스템스 등 오래된 IT업체들의 주식 대신 바이오테크, 의약관련 업체 등 갓 부상한 소형주를 매입하고 있다. 게다가 FRB가 사실상 과열 경기를 주도하고 있는 나스닥을 타깃으로 삼고 있는 마당에, 나스닥이 언제까지 호황 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금리, 언제 얼마나 오를까=시장 관계자들은 오는 3월21일로 예정된 FRB의 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예상보다 경기 과열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난 지금, FRB가 2~3차례에 걸쳐 상당폭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가들은 3월 회의에서 FRB가 단기 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FRB가 인플레 우려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보는 적정 성장률은 3% 이내. RFA 디스멀 사이언스의 경제학자인 마크 잔디는 『FRB가 경기를 식히고 인플레 압력에서 벗어나려면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 고 지적했다. 뉴욕의 자금관리회사인 트레버 스튜어트 버튼 & 재콥슨의 부사장인 알랜 크랠도 『FRB는 모든 주가에 영향을 줄 때까지 금리를 높일 것』이라며 『그 전에 경제적인 반응이 나타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3월3일 발표되는 2월중 실업률과 시간당 평균소득도 금리 인상의 시기와 폭을 가늠케 하는 풍향계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 암스테르담 파트너 LP의 수석투자담당 미첼 클레이만은 『시간당 소득이 0.3% 이상 늘어났다면 인플레에 대한 그린스펀 의장의 우려가 증명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신경립기자KLS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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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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