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휴대폰 번호이동' 다시 급증세

"보조금 줄기 전 사자" 이달들어 2배 늘어 하루 3만6000건


휴일인 지난 16일 이동통신사 휴대폰 대리점이 몰려있는 서울 용산전자상가. 한 대리점에 들어서자 영업직원이 "곧 보조금이 줄어들어 휴대폰 가격이 올라가니 지금 장만하는 게 좋다"며 신형 스마트폰 구매를 권유했다. 이 직원은 "번호 이동을 하면 훨씬 싼 가격에 살 수 있으니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마라"고 유혹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동통신사의 마케팅비를 연간 22% 이내로 제한하자 주춤하던 이동전화시장의 번호이동이 급증하고 있다. 휴대폰 보조금 축소로 인한 단말기 가격인상을 우려한 소비자들의 선취매 욕구가 강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달 들어 삼성전자(갤럭시A), 팬택(시리우스) 등에서 새로운 스마트폰을 잇달아 출시하자 번호이동을 활용해 새 제품을 싼 가격에 구매하기 위한 수요가 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5월 들어 지난 17일 현재 SK텔레콤, KT, 통합LG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의 번호이동 건수는 48만5,797건으로 4월 한 달간의 44만8,872건을 이미 추월했다. 이는 하루 평균 3만6,000건으로 지난달(1만7,000여건)에 비해 2배나 늘어난 수치이다. 지난 6일과 10일의 경우는 각각 6만건에 육박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월말에는 70만건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별로는 SK텔레콤와 KT의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회사가 상대방으로부터 데려온 고객은 각각 13만226명(KT->SKT), 12만8,442명(SKT->KT)으로 집계됐다. 통합LG텔레콤은 SK텔레콤 가입자를 6만6,110명을 데려왔으나 7만3,788명을 내줬다. KT로부터는 4만2,994명을 유치한 반면, 비슷한 수준(4만4,237명)의 가입자가 KT로 이탈했다. 업계에서는 이달 말과 6월에 삼성전자, LG전자 등에서 추가로 안드로이드폰을 출시할 예정이어서 번호이동 증가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6월중 '갤럭시S', LG전자는 이달 말 '옵티모스Q'를 각각 내놓을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5월중 번호이동건수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은 보조금 축소 우려에 따른 선취매와 함께 신규 모텔 출시를 앞둔 업계의 재고물량 밀어내기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올 들어 번호이동건수는 1월 48만여건으로 평균 수준을 보이다가, 방통위가 이통사의 과열 마케팅에 대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2월과 3월 60만건을 넘었다가 4월에 45만건으로 뚝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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