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신세계, 식품·외식 기업으로 거듭난다

간편식 '피코크' 150종으로 확대

12월 신세계푸드 등 합병하고

한식뷔페·수제맥주전문점까지

롯데·CJ와 정면승부 예고

서울 시내 위드미 편의점에서 손님이 신세계 자체 간편식 브랜드인 '피코크' 상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신세계

유통 명가인 신세계가 식품과 외식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유통과의 시너지 연계는 물론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수순으로 보여 영원한 맞수인 롯데는 물론 식품업계의 절대강자인 CJ와도 결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 자회사인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100여종이었던 간편식 브랜드 '피코크'의 제품군을 올 들어 150여종으로 확대했다. 제품도 국, 찌개, 면 등 식사 위주에서 최근에는 케이크, 시리얼, 떡, 만두 등 간식까지 내놨다.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 증가세에 맞춰 가정에서 편리하게 먹을 수 있는 간편식 시장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피코크는 단순한 즉석식이 아닌 프리미엄 식품이라는 점을 내세운다. 메뉴별 전담 셰프가 품질을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갈비탕으로 유명한 삼원가든이나 불고기 맛집으로 꼽히는 송추가마골 등 인기 음식점과의 제휴 상품도 잇따라 내놓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집에서 만들어 먹는 음식 못지 않은 맛과 영양을 제공하기 때문에 가격이 다소 비싸도 얼마든지 수요가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피코크는 올 들어 이마트(대형마트)에 이어 이마트 에브리데이(기업형슈퍼마켓)와 위드미(편의점)에서도 판매하며 유통망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위드미를 인수하며 포화 상태에 접어든 편의점 시장에 과감하게 출사표를 내민 것도 피코크의 경쟁력을 확신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신세계는 내부적으로 피코크를 코스트코의 '커클랜드 시그너처'처럼 식품과 공산품 전 분야를 아우르는 범용 자체브랜드(PB)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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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월에는 신세계푸드와 신세계SVN(옛 조선호텔베이커리)을 합병하고 몸집을 불릴 계획이다. 신세계SVN은 스타벅스와 웨스틴조선호텔에 베이커리와 디저트 제품을 공급하는 한편 신세계백화점에서 베이커리 매장을 운영해왔다. 하지만 신세계푸드와 합병한 뒤에는 간편식 시장에도 적극 뛰어들 방침이다. 신세계는 오산과 이천에 이어 음성에도 615억원을 투자해 식품제조공장을 신설키로 했다.

외식사업도 속도를 낸다. 이달 말 서울 여의도에 한식 뷔페 매장을 열고 11월에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인근에 수제 맥주 전문점도 선보인다. 신세계 가세로 CJ푸드빌(계절밥상)과 이랜드(자연별곡)가 양분하고 있는 한식 뷔페 주도권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수제 맥주 전문점도 일단 소규모로 운영할 계획이지만 지난해 맥주 시장에 진출한 롯데를 의식해 본격적인 주류 사업에 나서는 신호탄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신세계의 이 같은 행보에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평가다. 식품과 유통 양대 축을 발판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는 롯데와 달리 유통에만 주력해서는 시너지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부동의 1위인 대형마트 시장에서 롯데마트가 가파르게 추격하고 있다는 점도 식품 사업에 사활을 거는 배경으로 풀이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세계가 식품과 외식을 연이어 강화하면서 롯데뿐만 아니라 범삼성가인 CJ와도 정면승부가 예상된다"며 "유통과 제조는 영역이 다른 만큼 초기에 얼마나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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