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대 제분업체 가운데 하나인 동아원의 이희상 회장이 하반기 밀가루 값 인상을 예고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가 물가안정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파급효과가 큰 밀가루 가격 인상이 예고돼 업계와 정부의 갈등으로도 비쳐지고 있다.
이 회장은 1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중견기업위원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제 곡물가가 계속 상승세를 타고 있어 국내 제분업체들의 어려움이 목에 찰 정도로 올랐다"며 "조만간 정부와 실무 협의를 통해 올해 내 추가 인상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원은 지난 3월1일 국내 제분업계 중 처음으로 밀가루 값을 평균 8.6% 올렸고 이어 대한제분ㆍCJ제일제당 등 주요 업체들도 잇따라 9% 안팎의 인상을 단행했다. 이 회장은 "올 상반기 17% 정도는 올렸어야 했지만 (정부의 물가 단속 등) 여건 상 한자릿수 인상 밖에 못했다"며 "올 3ㆍ4분기 실적이 굉장히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 회장이 한국제분협회장을 맡고 있는 만큼 이날 밀가루 가격 인상 예고는 업계와 어느 정도 협의가 된 발언으로 보인다. 밀가루 값이 추가 인상되면 빵ㆍ과자는 물론 가격 인상을 단행하지 않은 라면 등 가공식품 가격인상으로도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