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청소년, 영화 만들며 놀 수 있게 해줘야

22일 개막 국제청소년영화제 김종현 집행위원장<br>어린이 인권 주제 영화캠프 진행… 다문화가정 섹션도 따로 마련


"게임만 한다고 야단치지 말고 아이들에게 영화 만드는 법을 가르쳐주세요. 이 아이들이 커서 스필버그나 봉준호 감독이 될 수 있습니다."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SIYFF) 집행위원장인 김종현(51ㆍ사진) 한국예술원 교수는 13일 서울 성북구 아리랑시네센터에서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어린이 캠프에서 아이들은 스마트폰으로 1~2분 정도의 짧은 동영상을 만들며 논다"며 "아이들이 뭔가 할 수 있게끔 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영화계에는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출신이 많다. 최근 '감시자들'에 출연한 한효주를 비롯해 전혜빈ㆍ박보영 등이 이 영화제를 거쳐갔다. 독립영화 '은하해방전선'의 윤성호, '해결사'의 권혁재 감독 외에도 김삼력ㆍ김태희ㆍ김진무ㆍ허정 감독 등도 모두 마찬가지다.


올해로 15회째인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가 22일 막을 올린다. 이 영화제는 부산국제영화제ㆍ전주국제영화제ㆍ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이어 국내 네 번째 규모의 행사다. 또 최근에는 서울시 대표 영화제로 선정됐다. 전세계에서 진행되는 100여개 청소년영화제 중에서도 50~60년 역사를 자랑하는 체코ㆍ이탈리아 행사에 이어 세계 세 번째 규모로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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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이탈리아 청소년영화제는 예산이 우리의 7배인 100억원 규모로 세계 100대 축제에도 포함되지만 영화 상영과 관객과의 대화, 공연 정도가 전부"라며 "우리는 여기에 체험캠프와 포럼 등을 더한 프로그램으로 세계 세 번째 청소년영화제로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행사는 'Step by Step'을 슬로건으로 경제위기ㆍ교육ㆍ다문화가정 등 여러 가지 상황에 상처 받은 어린이ㆍ청소년에게 한 걸음 한 걸음 조심스럽게 다가가 그들의 문제를 공유하고 치유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 유니세프와 함께 어린이 인권을 주제로 영화캠프를 진행하고 다문화가정 섹션도 따로 마련됐다. 영화제는 22일부터 8일간 아리랑시네센터, 성북아트홀, 성북천 바람마당, 고려대 인촌기념관 등 서울 성북구 등지에서 개최된다.

미국ㆍ독일ㆍ이탈리아ㆍ일본ㆍ중국ㆍ호주ㆍ덴마크ㆍ튀니지 등 11개국 40여명이 참가하는 국제청소년영화캠프에도 관심이 쏠린다. 영화제가 열리는 8일간 해외 청소년 20명, 국내 20명이 함께 영화를 만들고 우정을 쌓는 자리다. 특히 올해 처음 열리는 '청소년 영화학교'에는 영화감독 이준익ㆍ허진호ㆍ류승완, 배우 고창석ㆍ이채영 등 많은 영화인들이 참여해 일종의 '영화 직업체험학교'를 연다. 청소년 1,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제 영화인들이 영화 제작현장에 대해 알려주고 또 질문할 수 있는 기회다.

그는 "내년부터 유니세프와 동남아시아ㆍ아프리카 등 후진국에 대한 문화기부에 나설 것"이라며 "가난한 아이들에게 의식주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문화적인 소외를 해소한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활동은 국내 매니지먼트협회ㆍ감독협회와 논의하고 있어 한류 배우와 감독들도 함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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