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몰락 대형업체 편중 심화
지난 5일 서울지역 11차 동시분양 아파트가 서울거주 1순위 청약을 받음으로써 올해 아파트 신규분양시장이 사실상 폐장됐다.
12차 동시분양이 남아있긴 하지만 실제 청약접수는 내년 1월초 실시되는데다 서울외 수도권에서도 불과 1~2개 단지만 분양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올 한해 신규분양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수도권의 몰락과 일부 대형업체 아파트에 대한 청약 편중 현상으로 요약된다.
◇서울동시분양=11차례에 걸쳐 총 2만4,242가구로 한달평균 2,200가구꼴로 공급됐던 올해 서울 동시분양은 단순 수치로만 보면 경쟁률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풍성했다.
지난 5차동시분양 때 이촌동 LG 27평형이 362대1로 동시분양 사상 최고 경쟁률 기록을 세우는 등 100대1이 넘는 경쟁을 치른 아파트가 심심치 않게 나왔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분석해보면 풍작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 어느해보다 일부 업체ㆍ단지에 대한 청약편중 현상이 심했기 때문.
3,135가구가 공급됐던 10차 동시분양의 경우 전체 1순위 청약자 1만6,074명중 3분의2 정도인 1만344명이 청담동 대림 30평형에 집중됐는가 하면 9차 동시분양때도 청약자 1만7,370명중 80%인 1만3,731명이 문래동 현대 1개단지에 몰리는 등 심각한 '부익부 빈익빈'현상을 드러냈다.
지역별로는 강남권이 변함없는 인기를 지속한 가운데 당산동ㆍ문래동ㆍ화곡동 등 그동안 비인기지역으로 분류됐던 지역들도 업체 인지도와 대규모 단지의 잇점을 살려 강남권 못지 않은 청약열기를 보였다.
반면 강북지역은 일부 한강변을 제외하고는 청약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해 대조를 이뤘다.
평형별로는 대형평형의 인기가 시들해진 반면 30평형대가 잇따라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며 실수요 중심의 청약이 주된 흐름이었다.
한편 11차례 동시분양아파트 2만4,242가구 가운데 국민주택은 불과 472가구에 불과해 청약저축 가입자들 몫의 아파트 품귀현상이 지속됐다.
◇수도권 분양=올해 수도권 지역 신규분양 시장은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한 단지가 손에 꼽을 정도였을만큼 청약열기가 실종됐다.
수도권 지역 분양의 특징은 그나마 대규모 택지개발지구 아파트들은 비교적 선전했다는 점.
연초 공급된 부천 상동지구 아파트들은 대부분 선전을 거듭하면서 성공리에 분양을 마쳤다.
눈에 띄는 점은 작년 신규분양 시장을 주도했던 용인일대 아파트들의 몰락. 상반기에 공급이 집중됐던 구성면ㆍ수지읍 일대 아파트들은 1순위에서 대거 미분양 사태를 빚으며 악성 미분양지역이 돼버렸다.
한편 지난 7월 공급된 안양 비산동 삼성의 경우 최고 34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평형 마감되는 호조를 보였지만 맞은편 롯데아파트는 12월5일 1순위 접수 결과 195가구에 신청자가 전무해, 같은 지역이라도 연말로 접어들면서 분양시장이 더욱 악화되고 있는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정두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