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상반기 자산 확대에 주력하며 영업 전쟁의 선두에 섰던 우리은행이 최근 숨 고르기에 나서고 있다. 대출금리를 선제적으로 인상하는가 하면 대출이 늘어난 일부 업종에 대해 여신관리를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는 등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건설업과 부동산 및 임대 서비스업 등에 대한 전반적인 여신 점검에 들어갔다. 상반기 중 이들 업종 관련 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데다 최근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이 증가하는 등 부실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우리은행의 한 관계자는 “미분양이 늘어나는 등 지방 중소업체를 중심으로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며 “여신관리를 추가로 강화할 필요가 있는지를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의 건설업 대출 잔액은 지난 6월 말 현재 4조1,573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7,824억원(23%)이 늘어난 상태다. 부동산업 및 임대서비스업에 대한 대출 잔액도 지난해 말 6조5,934억원에서 6월 말 현재 8조601억원으로 1조4,667억원(22%) 증가했다. 우리은행은 리스크관리본부ㆍ주택사업단ㆍIB사업단 등 관련 부서들간의 협의를 거쳐 이들 업종에 대한 여신관리 강화 여부를 이달 중 결정할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이에 앞서 5월에는 본부 네고 금리를 폐지하고 6월에는 주택담보대출에 붙는 가산금리를 0.2%포인트 인상한 바 있다. 올 초 황영기 행장이 ‘자산 20% 늘리기’를 선언, 자산 확대가 이뤄진 만큼 이제는 커진 몸집에 걸 맞은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체질 개선에 나섰다는 평가다. 실제로 우리은행의 자산은 올들어 이미 22조원이 늘어나 6월 말 현재 162조원으로 연말 목표 170조원에 바짝 다가섰다. 올해 늘어난 22조원은 하나은행이 인수한 서울은행의 인수 당시 자산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다.
우리은행의 한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자산건전성을 유지하면서 수익성 제고에 초점을 맞춘 안정적인 성장을 추진해나간다는 전략”이라며 “이를 위해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면서 교차판매 확대, 카드 등 고수익사업 강화, 우량 중소기업 지원 등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