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마이골프] 안대환 한국골프장경영협회 전무

평화자동차와 한국프로골프협회가 추진중인 평양골프대회와 관련해 자문 요청을 받아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평양을 다녀올 기회가 있었다. 골프장 관련단체에 몸 담고 있는 관계로 처음 방문하는 평양골프장이 큰 관심거리일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 평양골프장에서 보고 느낀 점을 간략히 기록하고자 한다. 평양 일정은 도착 직후 사스 체크를 받는 것으로 시작됐다. 공항에 마중 나온 안내원은 골프채를 직접 휴대하고 북한에 들어온 사람은 우리 일행이 처음이라고 했다. 골프장은 평양-남포간 고속도로를 따라 평양 시내에서 40여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었다. 골프장 주변엔 인공 호수인 태성호가 한눈에 보이는데 수심이 55㎙에 달하고 사람 크기의 잉어가 다수 서식하고 있다고 했다. 주변엔 고려시대로부터 바위에서 물이 많이 나온다는 유래를 가진 석천산(石川山)이 둘러 있었다. 평양골프장은 지난 85년 조총련이 건설해 북한에 기증했는데 18홀 규모에 파72, 전장은 6,200㎙다. 클럽하우스는 2층 규모로 지배인은 하루에 대개 북송 교포 한두 팀 정도가 플레이를 하고 그린피는 10만원 정도이며 캐디피는 별도로 없다고 알려줬다. 코스는 해발 45~80㎙ 사이에 조성돼 있고 레이아웃은 뛰어나다는 것이 우리 일행의 일치된 의견이었다. 특이한 점은 페어웨이에 벙커와 워터해저드가 없다는 것이었다. 대신 블라인드 홀(4개)과 그린 주변 벙커, 그린의 경사도로 난이도를 조절했다. 각 홀에는 OB말뚝이 있었고 러프가 깊어 볼이 들어가면 찾기가 힘들었다. 많은 꿩이 날아다니고 이름 모를 풀벌레 소리가 울려 퍼져 흥미로웠다. 농약을 거의 사용하지 않지만 잔디 병이 전무한 것으로 보아 환경 친화적인 코스 관리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평양골프장은 세련되진 않았지만 독특한 매력이 있는 코스였다. 국내 100여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해봤지만 그 어느 곳에 떨어지지 않는 고유의 풍광과 디자인으로 국제대회 개최에 손색이 없다는 느낌이었다. 통일이 되면 다시 한번 찾고싶은 평양골프장에서의 라운드는 친절하고 순박한 캐디들의 미소와 아름다운 풀벌레 소리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박민영기자 my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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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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