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안정 찾았지만 아직 살얼음판

외국인자금 지속유입…1,000원대 유지 장담못해<br>"정부, 환율 제어보다 금리안정에 신경" 예상 우세


‘한국은행(BOK) 쇼크’는 일단 가라앉은 듯하다. 국제 금융시장을 강타한 한국은행발(發) 환율충격의 여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24일 원달러 환율은 반등세로 돌아서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당분간 외국인 주식자금이 주식시장으로 계속 유입될 전망이어서 1,000원대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정부가 경기회복을 저해할 정도의 환율급락만 아니라면 금리에 보다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상황이어서 세자릿수 안착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야말로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형국이다. 24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원70전 오른 1,005원50전에 거래를 시작했다. 한국은행이 전날 외환보유액 운용 다변화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한 데 이어 오후 금융정책협의회에서 필요할 경우 시장안정을 위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는 발표가 어느 정도 효과를 나타내는 듯했다. 그러나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1달러당 1,000원대가 붕괴된 상황에서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임팩트’가 지속되지 못했다. 다음달 시장상황을 봐가며 외환시장 안정용 국고채(환시채)의 발행을 검토하겠다는 원론적인 발언만으로는 쏟아지는 달러를 막기에 역부족이었다.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ㆍ금융감독원 모두 최근 환율하락 속도와 폭에 문제가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면서도 특별한 대응책을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잠시 안정세를 보이던 원ㆍ달러 환율은 1,001원20전까지 떨어지며 다시 1,000원대를 위협했다.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한 정부가 이때부터 나서기 시작했다. 이헌재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이 오후1시40분께 암참 오찬 간담회에서 “최근 환율급락은 일시적 현상이며 안정시키겠다”면서 금융시장의 안정에 대한 구두개입을 했다. 시장은 이 부총리의 발언을 “이미 안정책이 준비됐으며 구체적인 집행시기만 탐색하고 있다”고 받아들였다. 세자릿수를 위협했던 환율도 곧바로 1,006원대로 급상승했다. 시장 딜러들 사이에서는 “재경부가 단기저점을 확인한 뒤 곧바로 개입에 들어온다” “이번에는 ‘메이저’급으로 들어올 것”이라는 메신저가 나돌며 역외 매수세가 유입됐다. 이후 원ㆍ달러 환율은 1,008원20전까지 올라가다 장이 끝나기 20분 전 박승 한은 총재가 국회에서 올해 환율전망을 묻는 질문에 “현 환율(수준)과 비슷할 것”이라는 발언으로 전날보다 2원70전 오른 1,006원50전으로 끝났다. 박 총재의 전망처럼 정부가 ‘금리’와 ‘환율’을 모두 제어하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 우세하다. 환율 방어를 위한 달러매수 개입에 나설 경우 외환시장안정용국고채든 통안증권이든 대규모 채권발행이 불가피해 금리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정부가 환율은 급락을 제어하는 수준에서 조절하고 금리안정에 보다 무게를 두고 경기회복을 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환율급락에 따른 대책마련을 위해 열린 금정협에서조차 금리 관련 발언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 점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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