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민시스템
30명중 25명이 여성 우먼파워 위력 실감
`오로지 실력으로 평가한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실력 최우선`. 중견 멀티미디어 업체인 현민시스템의 인사 원칙이다. 이 회사는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직원 30명중 25명이 여성이다. 언뜻 보기에 여성중심 인사의 산물 같지만 그렇지 않다. 철저한 능력위주 인사의 결과물이다.
현민시스템 이화순(48) 사장은 “자유로운 발상과 창의력이 중시되는 회사의 특성과 여성 특유의 이성과 감성이 조화를 이루다 보니 여성 인력의 비중이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현민시스템은 매출액 25억원 정도의 중소기업.
외형은 크지 않지만 걸어온 길을 보면 여성 인력 활용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기술 혁명과 디지털사회의 도래에 여성인력이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 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디지털시대, 빛나는 여성파워
현민시스템이 창립된 것은 지난 88년. 지금까지 수많은 고비를 넘어왔다. 직원들의 급여 지급조차 벅찼던 적도 많았다. 하지만 꾸준히 성장해 지난해 매출액 17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25억원을 목표로 잡고 있다.
설립 한두해 만에 흑자를 내는 기업이 수두룩한 상황에서 업력 14년을 넘긴 회사가 이 정도의 외형을 낸다는 점에서 그리 대단한 일이 아니라는 평가도 가능하다. 그러나 창업 14년을 지나는 동안 숱한 고비를 넘어 탄탄한 성장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이 오히려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 여성 파워가 절대적인 위력을 발휘했다.
◇개방적인 회사문화
현민에는 한동안 전직원이 모두 여성인 적도 있었다. 이 사장은 “남녀성별을 따지지 않고 일에 대한 열정을 보고 평가했다”며 “회사의 일에 맞는 사람들을 고르다 보니 여성들 수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교육과 관련한 프로그램개발과 기획에서 여성들이 뛰어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물론 고비도 많았다. `여자들이 만든 회사`라는 선입견에 아예 상대조차 하지 않으려는 거래선도 많았다. 남성 중심의 연고주의도 회사 성장을 가로막았다. 이 같은 악조건을 14년 동안 견뎌낸 현민은 이제 세계시장을 넘보고 있다.
◇세계시장 넘본다
현민의 간판 상품은 지난해 8월 개설한 양방향 영어회화 사이트 엔다이얼로그(www.ndialogue.com). 음성인식기술을 적용해 컴퓨터와 학습자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다. 여성의 섬세함과 남을 배려하는 정신이 배어있는 제품으로 손꼽힌다.
무엇보다 일선 학교 교사들의 평가가 좋다. 현민은 올 하반기부터 세계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해외 유명사이트의 제휴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이 사장은 “세계적인 멀티미디어 업체로 성장해 나가겠다”며 “아직도 남성 위주의 경제ㆍ사회시스템이 여전하지만 디지털혁명이 일면서 여성파워가 성공의 알을 낳을 수 있는 분야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