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와 관련해서는 전 세계적으로 공통점이 있다. 가정의 소비주체로 슈퍼파워가 엄마라는 사실이다. 요즘 엄마가 더욱 바빠졌다. 양육과 가사노동은 기본이고 자기계발을 하며 일하는 엄마도 늘었다. 소득이 늘면서 미용에 신경 쓰는 경우도 많아졌다. 현실에서 엄마는 온라인과 모바일을 이용해 장을 보고 아이를 가르친다. 엄마의 소비행태를 이해하면 시장의 방향성을 알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중국도 예외가 아니다.
중국의 산아제한 정책이 완화되며 지난해부터 한 가정에서 합법적으로 둘째 아이를 낳을 수 있게 됐지만 실질적인 출산율은 높아지지 않고 있다. 산아제한 정책 때문에 중국에서 '소황제'로 지칭되는 아이는 한국보다 더 높은 교육열에 시달리고 있다. 학력 인플레이션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아직 중국 내부에 사회보장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고령화 현상이 나타나 노후에 대한 걱정이 생기면서 빚어진 결과다.
이 모든 상황을 대변하듯이 중국의 소비 시장은 급격한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중국 정부에 따르면 올 들어 휴대폰 데이터 사용량이 전년 대비 95.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내 증권사 연구원들의 분석자료를 살펴봐도 온라인교육과 모바일쇼핑 관련주의 전망이 가장 긍정적이다. 실제 중국 전역에 70여개의 백화점을 보유한 '완다백화점'은 40여개의 적자매장을 폐쇄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기업이 산업재편에 맞춰 발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중국은 다음주부터 '중추절' 연휴에 돌입한다. 여기에 휴가를 더 붙이면 다음달 1일 국경절까지 연휴를 즐길 수 있다. 이 시기에 중국은 각지에서 모여드는 국내 여행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또 어디서나 쉽게 지역 사투리를 들을 수 있다. 두 손 가득히 건강식품과 술 등의 선물을 들고 고향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열차를 점령할 것이며 연휴 중 결혼하는 연인도 적지 않을 것이다. 이 때문에 연휴에는 금은 등 보석 소비가 늘고 부동산 가격과 호텔 숙박비, 렌터카 요금도 오른다. 심지어 비행기 좌석과 여행상품은 없어서 못 팔 정도다.
예년과 달라진 풍경도 있다. 모바일 관련 소비가 급증하고 택배 물량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아울러 중국 역시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과거에 비해 크게 향상됐다. 소비성향과 모습도 급변하면서 여성뿐 아니라 전체 국민의 교육·의료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중국 주식시장에서는 화장품·홍삼 등 소비 관련주가 기존 마케팅 방식에 그치지 않고 모바일과 온라인으로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이에 물류와 운송주도 중국 내 소비 관련주가 된 것이다. 중국의 변화를 유기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