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계셨을 때 특별히 해 드린 것이 없어 죄책감이 여전히 남아 있다. 지금도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하지만, 글을 쓰면서 치유를 받는다."
수필 '어머니의 행상길'로 제 6회 백교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김영순 시인(57·사진)은 최근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이 같이 말했다.
김 시인은 40대까지 화장을 거의 하지 못했다. 화장을 하려고 할 때 마다 살아 생전에 힘들게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시며 화장품을 파신 어머니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50이 넘어서 조금씩 화장을 하고 있지만, 특별한 날이 아니면 선크림을 바르는 것이 전부다. 지금도 여전히 그에게 '어머니'는 애잔한 단어다.
'사회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는 것이 어머니의 희생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 그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열심히 학업에 정진했고, 30대 후반에 관동대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수가 됐다. 이후 14~5년간 대학에서 서양음악사를 가르쳤고, 교수직을 그만둔 후에는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2013년 등단하기 전에도 어머니에 대한 마음을 담은 작품을 여러 편 썼다. 앞으로도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글을 계속 쓰겠다는 그는 "살아온 길을 생각할 때마다 어머니의 희생이 없었으면 잘 걷지 못했을 거란 생각이 든다"며 "저는 잘 못했지만, 살아계셨을 때 어머니를 잘 섬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상작 외에 우수상으로는 시 부문에 이용원(65) 시인의 '눈 오는 날의 풍경화', 윤월희(62) 시인의 '시래기를 삶는데'가, 수필 부문에 이용철(55) 작가의 '팥죽'이 선정됐다. 시상식은 내달 7일 오후 2시 강원도 강릉 행복머루 강당에서 열린다. 백교문학상은 원로 언론인 권혁승씨가 문학 작품을 통해 효친 사상을 전세계에 전파하기 위해 만든 상으로 매년 시와 수필을 공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