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하이마트를 가져가면서 웅진코웨이의 매각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하이마트 인수를 포기한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웅진코웨이 인수에 전력을 쏟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웅진코웨이 인수전에는 롯데그룹(롯데쇼핑)과 GS리테일, MBK파트너스, 중국 가전업체인 콩카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쇼트리스트(입찰적격자)에서 탈락했던 교원그룹은 막판에 인수제안서를 제출하며 본입찰에 참여했다.
웅진코웨이 인수전은 하이마트에 이어 롯데와 MBK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지만 롯데가 하이마트를 인수하면서 유력후보 가운데는 MBK만 남아 있는 상황이다. MBK가 주초 하이마트 인수를 공식 포기하면서 시장에서는 웅진코웨이 인수에 올인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이마트를 인수한 롯데는 완주는 하겠지만 무리하게 인수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롯데쇼핑이 1조7,000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갖고 있지만 유로존 위기가 지속되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1조원이 넘는 매물 2개를 동시에 인수하기에는 부담이라는 분석이다.
딜에 정통한 관계자는 "롯데는 하이마트를 인수했기 때문에 웅진코웨이를 무리하게 인수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딜에 끝까지 참여해 구색은 맞추겠지만 사실상 인수의지는 약하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변수는 GS리테일과 콩카, 교원그룹의 인수의지와 베팅 능력이다.
GS리테일은 웅진코웨이 인수를 위한 의지는 강하지만 유로존 위기와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 과감하게 베팅할 수 있는 여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교원그룹은 막차를 탔지만 웅진코웨이 내부 직원들의 반발심리가 만만치 않은 점이 약점이다. 교원그룹은 웅진코웨이와 비슷한 정수기와 비데사업을 하고 있지만 웅진에 비해 규모가 너무 작아 새우가 고래를 삼키려고 시도하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만일 교원이 웅진을 가져갈 경우 웅진코웨이 조직동요로 이어져 영업경쟁력 약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 특히 직원들이 선호하지 않는 기업에 매각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것도 부담이다. 실제 최근 하이마트의 경우 매각주관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단순히 가격만 보고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는 바람에 하이마트 주가는 물론 내부 직원들의 동요가 심해 결국 우선협상대상자를 교체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준비 없이 하이마트 매각을 추진한 측면이 없지 않다"며 "가격뿐만 아니라 직원정서 등 복잡한 정황을 고려해야 하는데 단순히 비싸게만 팔려고 들다가 무리수를 뒀다"고 지적했다.
마지막 복병은 중국의 콩카다. 콩카는 이번 본입찰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딜 관계자는 "콩카가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콩카는 웅진코웨이 국내 공장을 중국으로 이전하는 조건을 제시해 매각 측이 선뜻 받아들이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딜 관계자는 "웅진코웨이 공장을 중국으로 이전하는 조건을 받아들이면 매각 후 국내 여론의 비난이 예상된다"며 "가뜩이나 고용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돈을 많이 준다고 해서 국내 공장을 중국으로 이전하는 조건을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웅진코웨이 인수전은 MBK로 많이 기울어져 있는 모습이다. 다만 MBK가 웅진코웨이 내부 동요를 잠재우면서 매각 측의 구미를 당길 만한 가격을 제시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딜 관계자는 "웅진코웨이 매각지분은 31%로 경영권 행사에는 무리가 없지만 안정적인 지분이라고 보기는 어려워 전략적투자자(SI)가 인수하면 추가 지분인수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대주주도 사모펀드에 잠시 팔았다가 그룹이 정상화되면 나중에 다시 지분을 사들이는 방안을 선호하고 있어 사모펀드가 인수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