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외국기업 "한국서 사업 매력없어"

`한국에서 사업하기가 갈수록 힘들다` KOTRA의 이번 `외국인투자 기업 노사분규 현황` 보고서는 상당수 외국인투자 기업이 실제로 한국 철수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것을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참여정부가 외국인 투자 유치를 다짐하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최근 수년간의 가파른 임금상승 등으로 한국 사업에 대한 매력을 잃고있다. 이대로 방치한다면 외국인 투자 감소에 따른 국내 산업의 성장 잠재력 후퇴가 심각하게 우려된다. ◇사업 철수 속속 검토= 면담에 응한 최고경영자(CEO)들은 “본사 차원에서 수출 물량을 다른 나라 사업장으로 넘기고 있는 데다 경영 압박도 가중되고 있어 앞으로 고용유지 자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일본계 자동차 부품 회사들은 현대자동차의 노사 협상에 맞춰 불가피하게 임금인상, 주5일제 근무제 등의 요구를 받아들였으나 채산성이 대폭 악화, 사업 철수를 신중히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계 자동차 부품회사인 A사의 한 고위 관계자는 “매년 반복되는 노사 분규 및 고정비 상승으로 한국투자가 무의미한 상황”이라며 “매출액, 업종 등이 전혀 다른 회사와 비교해 일괄적인 교섭을 요구하는 노조(민노총)의 요구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일본계 자동차 부품회사인 B사도 “인건비 상승 등으로 올해 8월부터 적자로 전환됐다”며 “수출 확대로 이를 돌파할 계획이나 적자가 지속되면 일본 본사에서 사업을 철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계 화학원료업체인 한국오웬스코닝의 제임스 불래식 사장도 “고객들이 한국에서 인도로 공급선을 바꾸고 있다. 올해 3,000만 달러에 달하는 시설 재투자가 필요한데 본사에서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법대로 해달라”= 외국인 투자기업들은 노조가 `힘의 논리`에 의존, 자신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강요하고 있다며 정부에 대책을 요구하는 한편 경영참여 요구는 협상이나 타협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있다. `법과 원칙의 준수`가 외국인 투자 유치에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이라는 것. 스웨덴계 음료용기 회사인 테트라팩 오씨안 클링스포 사장은 “한국 정부는 불법 행위가 발생해도 의무를 다하지 않고 중재만 하려고 든다”고 비판했다. 일본계 자동차 부품회사인 C사의 한 관계자도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한국 경제는 붕괴될 것”이라며 “정부가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는 지도 의문”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최형욱기자 choihu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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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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