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FTA 거듭 다짐한 韓美 정상회담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의 한ㆍ미 정상회담은 북한 핵문제 등을 둘러싼 양국간의 갈등을 외교적 수사로 얼버무린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겉은 미래지향적인 한미동맹관계 구축이란 ‘가치’로 포장했지만 내부적으로는 북한 핵이나 작전권 이양문제 등에서의 의견차가 상당함이 노출됐다. 앞으로 한ㆍ미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재정립해 나가는데 많은 어려움과 함께 인내심이 필요함을 확인시켜준 정상회담이기도 하다. 북한 핵문제는 6자 회담 재개와 진전을 위해 포괄적인 접근방법을 마련하기로 했으나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당근 보다 채찍을 선호하는 미국과 대화 회유를 내세우는 한국과의 거리는 뉴욕타임스의 “동해만큼 넓다”는 보도가 상징적으로 말해준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접근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어 앞으로 양국간에 이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이 재연될 우려도 없지 않다. 관심을 모은 작통권 이양문제는 미국의 스케줄이 확정됐다고 보는 것이 무난할 것 같다. 부시 대통령이 한반도 안보 책임을 다짐한 점에서도 2009년까지 이를 넘기려는 미국의 계획에 변함이 없음을 살필 수 있다. 우리도 이젠 국론을 양분한 갈등을 접고 ‘자주국방’을 위해 할 일이 무엇인가를 논의할 차례다. 이는 미래지향적인 한미동맹관계 구축과도 직결되는 문제란 인식에서 우리 스스로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현안을 적당히 봉합했지만 부시 대통령이 “미국정부가 한반도 안보에 책임을 진다”고 확약한 점이나 양국정상이 한ㆍ미 FTA협상을 빠르고 알차게 진행하기로 합의한 점은 이번 회담의 성과로 평가할 만 하다. FTA가 양국 모두에게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 줄 뿐만 아니라 관계를 전반적으로 한 차원 격상시킬 수 있는 방안이라는 점에 두 정상이 인식을 같이 함으로써 앞으로 FTA협상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FTA협상은 그 동안 3차례 진행됐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FTA협상이나 미래지향적인 한미동맹관계 구축이나 북한 핵문제 해법을 둘러싼 갈등에서 알 수 있듯이 타결될 때까지 끈기와 인내로 난관을 극복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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