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세계 성장 불균형으로 새로운 위기 닥칠 수도

라가르드 IMF 총재 경고

국제통화기금(IMF)이 전세계 각 권역의 '성장 불균형'으로 새로운 위기가 초래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았다. 신흥국이나 유럽ㆍ미국 등의 성장 회복세가 서로 달라 글로벌 자금의 이동이 왜곡되는 등 '새로운 불균형'을 초래하며 위기가 촉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사진) IMF 총재는 10일(현지시간) 뉴욕 경제인클럽에서 행한 연설에서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는 3개 권역별로 상이한 회복속도(three-speed economy)를 보이기 시작했다"며 "이 같은 '울퉁불퉁한(uneven) 성장'이 미래 위기의 씨앗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다음주 개최될 IMF 연례총회에 앞서 뉴욕 경제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올해의 경우 기존 위험도에 새로운 리스크가 더해져 지난해보다 성장전망이 밝지 않다"며 "(성장 불균형으로 인한) 신흥국으로의 과다한 자금이동, 일본 등의 과도한 재정적자 등 경각심을 잃지 말아야 할 요소가 산적해 있다"고 강조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전세계 경제를 ▦급속한 성장세인 1군 신흥국 ▦회복 기조에 들어선 미국ㆍ스위스ㆍ스웨덴 등 2군 ▦여전히 저성장 기조인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ㆍ일본의 3군 등 세 권역으로 각각 분류했다.

관련기사



이 중 상대적으로 빠른 성장을 보이는 신흥국들은 과도하게 몰려든 해외 자금으로 위험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신흥국 기업들의 외환차입은 양호한 경제여건과 선진국의 저금리 기조를 바탕으로 지난 5년간 약 50% 증가했다. 중남미ㆍ아시아의 은행 여신도 지난 한해 각각 13%, 11% 늘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급격한 외화유출이 촉발될 경우 통화가치 하락, 채무상환 불능 등이 이어지며 '신흥국형 위기'가 재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스위스ㆍ스웨덴 등과 함께 회복 기조를 보이는 2군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단기적 재정적자 감축에만 치중해 성장률 훼손 가능성이 높고 장기 공공부채 감축속도는 매우 느리다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일본과 유로존은 획기적인 개혁이 절실한 3군으로 분류됐다. 최근 과감한 양적완화에 나선 일본은 당분간 '공격적 통화 수혈'을 유지하거나 강화해야 한다는 판단을 받았다. 이밖에 유럽 위기국들의 은행 시스템도 '개혁 1순위'로 부각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글로벌 경제의 위험도는 통제 가능한 수준이지만 여전히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는 게 IMF의 진단"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같은 날 유럽연합(EU)이 공개한 'EU 문제국 보고서'에서도 유로존 경제의 취약성이 여실히 드러났다. 이 보고서에서 프랑스는 공공부채 개혁 및 노동비용 축소에 나서지 않을 경우 유로존 전체의 새로운 위험거리가 될 것이라고 평가됐다. 이탈리아의 공공부채, 슬로베니아의 거시 불균형 등과 함께 네덜란드의 가계부채 문제도 새 위험요소로 지적됐다.


김희원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