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이필름 경영권 분쟁 불붙나

개인 주주 신주인수권 행사… 지분 10% 확보 2대 주주로

모기업 이화전기 경영권도 위협


이필름(093230)의 한 개인 주주가 신주인수권을 대량으로 행사하자 주주들 사이에서 경영권 분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이필름 주가는 가격 제한폭까지 치솟으며 전 거래일보다 225원 (14.90%) 오른 1,735원에 거래를 마쳤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필름의 개인 주주인 이병순씨가 지난 9일 제1회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발행된 신주 296만3,590주가 22일 상장될 예정이다. 이번 신주인수권 행사로 이씨는 지분 10.05%를 확보해 단번에 2대 주주의 위치로 올라선다. 3월 말 기준 이필름의 최대주주는 이화전기(024810)로 23.04%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최대주주와의 큰 지분격차에도 불구하고 주주들 사이에서 경영권 분쟁 기대감이 커지는 것은 이씨가 이필름의 모회사인 이화전기의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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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이화파트너스는 모회사인 이화전기의 신주를 매입할 수 있는 29회 BW의 신주인수권 1,223만4,910주(7.72%)를 이씨에게 전량 매각한 바 있다. 최근 이화전기의 주가 하락에 따른 신주인수권 행사가액 조정으로 행사가능 주식 수는 1,485만1,485주(9.21%)까지 늘어났다. 권리 행사는 다음달 26일부터 가능하다.

3월 말 기준 현재 이화전기의 최대주주인 칸퀘스트의 보유 지분은 4.41%에 불과하다. 이씨가 이화파트너스로부터 매입한 신주인수권을 전량 행사할 경우 바로 최대주주의 자리를 꿰찰 수 있는 셈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화전기 최대주주 등극→자회사인 이필름에 대한 실질적 지배력 확보의 도식을 그려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경영권 분쟁 기대가 다소 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장에 알려진 사실과 달리 현재 이씨가 이필름의 신주를 매입할 수 있는 신주인수권 잔여 물량은 42만3,370주에 불과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지분 매집 여력이 적다"며 "또한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할 수 있는 이화전기의 신주인수권을 이씨에게 전량 넘겨준 주체가 계열사인 이화파트너스라는 점을 감안해 보면 경영권 참여를 전제로 한 공격적 인수합병(M&A)의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화전기 측 역시 크게 염려할 게 없다는 반응이다. 회사 측 관계자는 "이씨는 '단순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주주"라며 "이씨와 꾸준히 연락을 유지해오고 있지만 아직 경영권 참여 뜻을 밝힌 바가 없는 만큼 설령 최대 주주가 바뀐다 한들 경영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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