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경제부처 업무보고] 낙하산 근절대책 보고한 날까지 낙하산 인사

전기안전공사 사장 이상권 친박 전 새누리 의원 내정

지역난방·도로공사 사장도 정치인 출신 줄줄이 임명

정부는 20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공공기관의 낙하산을 차단하기 위한 방안들을 내놓았다. 하지만 대통령 보고가 있던 당일까지도 버젓이 낙하산 인사가 공기업 사장으로 임명돼 정부가 과연 개혁 의지를 가지고 있느냐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개혁의 핵심인 고위직 인사 관행을 바꾸는 모습은 전혀 보여주지 않으면서 공기업들만 닦달하는 허울 좋은 공기업 개혁을 바라보는 시선도 점차 싸늘해져가는 분위기다.

20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전기안전공사 신임 사장에 이상권 전 새누리당 의원을 내정했다. 이 전 의원은 21일 서울 명일동 전기안전공사 본사에서 취임식을 열고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부장검사 출신인 이 전 의원은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전 대표의 경선대책위원회 인천총괄본부장으로 활동한 친박 인사다. 2010년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서 18대 의원으로 당선된 그는 19대 때 낙선했다. 전기 안전과 관련한 업무와의 연관성이라고는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에서 활동한 전력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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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친박계 중진인 3선의 김학송 전 새누리당 의원이 한국도로공사 사장 자리에 올랐고 김성회 전 새누리당 의원이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에 임명됐다. 김성회 사장의 경우 10·30 화성갑 보궐선거 때 새누리당 공천에서 친박 중진 서청원 의원에게 자리를 양보하면서 지역난방공사 사장 자리를 약속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도 거세게 일었다.

공공기관 2인자인 감사를 비롯해 사외이사 자리에도 정치인 출신들이 줄줄이 임명되고 있다. 한국전력은 지난해 12월 상임감사로 대통령선거 당시 박근혜 경선 후보 서울선거대책본부장을 맡은 안홍렬 변호사를 선임했다. 이 밖에 대한석탄공사 상임감사로는 한나라당 전략기획본부 정보위원을 역임한 황천모씨가 지난달 20일 선임됐고 최근 예금보험공사 감사로는 문제풍 전 새누리당 충남도당 서산·태안당원협의회 위원장이, 기술보증기금 감사로는 박대해 전 의원이 선임됐다.

이처럼 전문성 없는 정치권 인사들이 물 만난 듯 공기업 고위직으로 쏟아지면서 공기업 개혁이 과연 제대로 되겠느냐는 비판은 커지고 있다. 공기업의 한 고위관계자는 "공공기관 개혁의 총대를 멘 기획재정부가 공공기관장 자격을 강화하겠다는 업무보고를 하는 당일까지도 낙하산 인사가 계속되는 것을 국민들이 과연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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