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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육상]‘페이스 메이커’ 출신 키루이, 남자 마라톤 2연패

케냐, 여자 싹쓸이 포함 메달 6개 중 5개…정진혁 23위 그쳐

케냐의 아벨 키루이가 4일 대구 시내에서 펼쳐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마라톤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대구=김주성기자

케냐의 아벨 키루이(29)가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마라톤에서 2연패에 성공했다. 키루이는 4일 대구 시내 변형루프(순환) 코스를 뛰는 42.195㎞ 레이스에서 2시간7분38초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2년 전 베를린 세계대회에서 2시간6분54초의 대회 신기록으로 정상을 밟았던 키루이는 이날 출발부터 줄곧 레이스를 이끌다 30㎞ 지점부터 선두로 치고 나와 10㎞ 이상을 독주한 끝에 여유 있게 타이틀을 방어했다. 2009년 베를린 마라톤에서 작성한 2시간5분04초의 개인 최고기록을 보유해 일찌감치 우승후보로 예상됐던 키루이는 결승선을 끊은 뒤 대회 주제가인 ‘렛츠 고 투게더(Let's go Together)’에 맞춰 춤을 추며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과시했다. 키루이는 고교를 졸업한 뒤 전문 마라토너로 나선 늦깎이 출신. 졸업 이후 마땅한 직업을 갖지 못했던 그는 케냐의 경찰 채용 달리기 시합에서 1위를 차지해 케냐 경찰로 채용됐고 이때부터 정식으로 달리기 훈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에 베를린 마라톤대회에서 다른 선수의 페이스 메이커로 나서 9위로 완주하면서 기량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2008년 빈 마라톤에서는 2시간7분38초의 코스 기록을 세워 이름을 알렸고 2009년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우승으로 정상에 우뚝 섰다. 당시 그가 찍은 2시간6분54초는 세계선수권대회 첫 출전자 기록으로는 가장 빠른 것이었다. 키루이는 “타이틀을 방어해서 기쁘다”면서 “대구의 코스와 레이스 운영이 모두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은메달도 케냐 선수인 빈센트 키프루토(2시간7분38초)의 차지였다. 케냐는 이번 대회 남녀 마라톤에 걸린 총 6개 메달 중에서 5개를 휩쓸며 마라톤 강국의 명성을 재확인했다. 한편 정진혁(21ㆍ건국대)이 23위(2시간17분04초)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한국은 단체전(번외경기)에서도 6위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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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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